2021.07.09(금)  |  김용원
지난 주, 제주 바다 암반의 갯녹음 실태를 처음으로 보도해드렸는데요. 더 들여다보니 지역별로도 갯녹음 면적과 상태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바다 갯녹음 관리 대책은 제자리걸음입니다. 김용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뭇가사리나 톳이 사라진 암반에는 석회 성분을 가진 해조류인 석회조류 개체수가 많아지는 우점 현상이 나타납니다. <김용원 기자> "갯녹음 상태는 이 석회조류가 암반에 얼마나 우점하는지 즉 피복도를 통해 단계별로 구분됩니다." 석회조류 피복도가 40% 미만이면 정상, 80% 까지는 진행, 80%를 넘으면 심각 단계입니다. 이를 토대로 지역별 갯녹음 상황을 분석해봤습니다. 애월읍은 7헥타르에 달하는 정상 암반이 3년 만에 갯녹음 지대로 진행됐습니다. 한림읍은 같은 기간 170여 헥타르에서 새롭게 갯녹음이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빠릅니다. 서귀포시는 갯녹음 면적은 줄었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조사 대상 6개 지역 가운데 표선면과 남원읍, 서귀포시 등 3곳에서 바다 암반 60여 헥타르가 갯녹음 진행에서 심각 단계로 나빠졌습니다. 갯녹음이 심해질수록 자원 회복이 더 어렵고 성게 같은 특정 개체수만 급증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갯녹음 심화 면적이 늘어난 표선면 해상에서는 1제곱미터당 80마리가 넘는 성게가 발견됐다는 학계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남길 / 국립 경상대 교수> "우선, 갯녹음 어장 복원이라는게 어떤 해조류를 이식한다고 돼는게 아니고 제주의 물리, 화학 환경에 맞게 마지막으로 생물환경, 그 지역에서 가장 우점했던 생물들을 우선 복원시키고 그 생물들을 먹어치우는 생물들의 밀도를 조절하면서 연안 복원이 가능하지 않을까.." 지역별로도 바다 갯녹음 상태가 다르게 나타난 가운데 맞춤형 복원 관리 대책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웝니다.
수중기획
KCTV News7
03:41
  • [수중기획 5] 바다 자원 회복 '한계'…마을어장은 그대로
  • 갯녹음으로 황폐화된 바다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바다숲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사업은 대부분 수심이 깊은 바다에 치중돼 있어 해녀들이 주로 조업하는 공간인 얕은 바다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데요. 해녀를 비롯한 마을 어촌계에서 자발적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바다 한가운데 콘크리트 구조물이 투하됩니다. 양식 해조류를 이식한 인공어초는 물고기 산란장과 해조류의 번식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바다 갯녹음으로 고갈된 수산 자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정부는 2009년부터 제주 갯녹음 해상 40여 곳에 마라도 면적의 300배가 넘는 9천 3백여 헥타르 규모의 바다 숲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갯녹음 면적이 줄어드는 등 사업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종식 /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장> "기후 변화나 해양 오염, 기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바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바다 숲을 복원하기 위해서 수산자원공단에서 바다 숲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것이 바다 숲 조성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들은 대부분 수심 15미터 내외의 깊은 바다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10미터 이내 얕은 바다에는 구조상 인공어초 투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양식 해조류를 로프에 달아 바다 암반에 고정시켜 해조장을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원 예산이 적고 단발성이라 효과는 떨어집니다. 이식하는 해조류도 감태 처럼 깊은 바다에 살거나 양식이 쉬운 자원종에만 치우쳐 있습니다. 얕은 바다에 서식하는 우뭇가사리는 현재 양식 기술이 없어 인위적인 자원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홍성완 / 제주해양수산연구원 미래양식연구과장> "국가에서 추진하는 바다숲 조성사업은 대부분 수심 10미터 이상되는 바다에서 추진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갯녹음 현상이 가장 심한 조간대에서부터 조하대 수심 7미터까지는 대부분 사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외면한 갯녹음 바다 관리는 결국 마을 주민과 해녀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밭 농사 전에 잡초를 뽑아내는 것 처럼 바다에서도 잡초를 제거하고 암반에 붙은 석회 껍질을 긁어내는 작업들이 마을에서 자율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태민 / 종달리 어촌계장> "어촌계원 전부가 나와서 1년에 정기적으로 두 번씩 갯닦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갯닦기를 안 하면) 유용 해조류, 톳이나 우뭇가시리 포자가 암반에 달라붙지 않아서 자원이 고갈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어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도내 모든 어촌계에서 이뤄지던 바다관리 사업은 해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이제는 참여 마을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강정찬 /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해녀들을 우리가 보호하고 양성하고 지켜나가는 문화유산으로서만이 아니고 해양 생태계를 조절하는 사람으로서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 분들의 역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지난해 갯닦기 작업을 끝낸 바다 밭에는 약속처럼 톳이 풍성하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갯녹음으로 신음하고 있는 바다가 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보입니다. KCTV뉴스 문수희 입니다.
  • 2021.07.07(수)  |  문수희
KCTV News7
02:33
  • [수중기획 8] 갯녹음 원인 파악 첫 시도…빛과의 연관성 주목
  • 제주 바다에서 갯녹음 현상이 첫 발견되기는 벌써 30년 전 입니다. 갯녹음 현상이 점차 확산되며 바다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뒤늦게나마 갯녹음 발생 원인을 찾고 이를 통해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제주 바다 갯녹음 현상은 30년 전에 처음 발견됐지만 아직도 발생 원인은 오리무중입니다. 수온 상승과 부영양화, 그리고 환경오염이 이유일 것으로 예측됐을 뿐 제대로 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갯녹음 현상은 점차 확산돼 마을어장 황폐화로 이어지며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갯녹음 발생과 확산 원인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시도가 뒤늦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갯녹음은 연안 암반 지역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점차 하얗게 변하는 현상인데, 그 암반을 가져와 일정량의 빛에 노출하는 실험인 것입니다. 빛의 세기에 따라 갯녹음의 진행속도를 분석해 확산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최선경 / 제주대학교 연안 생태학연구실 연구원> "강한 빛에 의해 죽어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빛의 강도에 따라 갯녹음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는 것이 저희들의 가설이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톳이나 모자반 같은 유용 해조류가 사라진 암반에서 붙어있는 석회조류는 햇빛에 취약해 백화 현상을 가속화한다는 추측만 있었을 뿐 정확한 수치가 없었던 터라 이번 연구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빛의 세기와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수심별 갯녹음 확산 원인은 물론 갯녹음 피해 예측도 어느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상률 / 제주대학교 교수> "체계적으로 연구가 돼야 전체적인 메커니즘을 알 수 있는데 저희가 지금 중간에 (연구가) 끊겼다고 봐야하죠. 여기까지 가야한다는 게 저희들의 생각이고요. 이게 다 밝혀지면 갯녹음 현상이 어떻게 발생하는 지 전체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햇빛과의 연관성을 통한 갯녹음 현상의 특성 분석은 일부분일수도 있지만 지난 30년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첫 실험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주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 2021.07.06(화)  |  문수희
KCTV News7
03:15
  • [수중기획 4] 말라가는 할망바당…무너지는 해녀 공동체
  • 제주지역 해녀 대부분은 고령화로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데요. 하지만 갯녹음 현상이 수심 5m 이내 앝은 바다까지 확산되면서 일터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조업 공간이 메말라가면서 해녀들은 물질을 포기하고 바다를 떠나고 있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수심 10미터 아래 전복 밭은 제주 해녀 중에서도 물질 실력이 가장 뛰어난 상군 해녀의 바다입니다. 물 속에서 2분 가까이 숨을 참으면서 전복을 캐고 자맥질할 수 있는 상군 해녀는 대부분 60대 이하로 현직 해녀 3천 6백여 명 가운데 30%도 되지 않습니다. 물질이 익숙치 않거나 나이가 많아 깊은 바다를 갈 수 없는 하군 해녀들은 수심 5미터 이내 얕은 바다에서 물질을 합니다. 톳이나 모자반 같은 해조류가 풍성했고, 이들을 먹고 자라는 소라나 성게도 하군 해녀들의 주된 소득원이었습니다. 평균 나이 70세를 넘는 제주 해녀들에게 하군 바다는 주된 일터이자 쉼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30여 년 전부터 시작된 갯녹음 현상으로 바다는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해조류 가운데 갯녹음을 일으키는 홍조류 비율이 70%를 넘기면서 풍부한 종 다양성을 자랑하던 하군 바다 숲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얕은 바다에서 자라던 우뭇가사리나 톳 수확량은 10년 전과 비교해 80% 가까이 급감했고 소라 생산량도 같은 기간 32%나 줄었습니다. 하군 해녀들의 바다는 더 이상 예전 같은 풍족함을 주지 못합니다. < 백월선 / (74세) 대정읍 일과 어촌계 해녀> "바다에 풀이 없어서 그렇게 됐어요. 톳도 나오고 미역도 나오고 모자반도 나오고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그런 것이 전혀 없어요." <고순자 / (78세) 대정읍 일과 어촌계 해녀> "우리 살 곳이 없어. 이제 우리 물질할 곳도 없어서 물질 못할거 같아. " 갯녹음으로 뒤덮힌 하군 해녀의 바다, 할망바당에서 사라지는 건 수산물 뿐 만이 아닙니다. 갈수록 잡을 물건이 없어지면서 1년 사이 70살 이상 고령 해녀 100여 명이 물질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좌혜경 /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상당히 중요한 공간이면서 공존의 공간, 이런 바다가 요즘 온난화나 환경 변화로 상당히 바뀌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해녀들이 연세가 들어서 이제 작업할 해녀가 줄어드는 그런 모습과 궤를 같이하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저는 상당히 크죠. " 해녀 고령화로 해녀의 바다도 점점 가까워지고 얕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바다 환경 변화로 말라가면서 해녀 문화 그리고 배려와 수눌음이 가득했던 해녀 공동체도 허물어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KCTV뉴스 문수희입니다.
  • 2021.07.06(화)  |  문수희
KCTV News7
03:17
  • [수중기획 3] 점점 넓어지는 갯녹음 피해…규명 시급
  • 수중 갯녹음 기획 뉴스 이어가겠습니다. 갯녹음으로 마을어장이 말라가고 잡을 게 없는 제주 바다를 떠나 원정물질을 가는 해녀 소식도 전해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제주 바다, 마을어장에 갯녹음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지역 언론사 처음으로 갯녹음 항공 촬영 조사에 동행해 지역별 갯녹음 분포 면적을 분석해봤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제주 바다 갯녹음 면적을 조사하는 한국수산자원공단의 항공 촬영에 취재진이 동행했습니다. 항공기에는 물체 반사 특성으로 지형을 구분할 수 있는 초분광 촬영 장비가 탑재 됐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는 2시간을 날아 제주도 차귀도 앞바다 해안가에 도착했습니다. 구름 낀 상공에서는 조사가 불가능했지만, 변수 였던 날씨가 개면서 지역 언론사 처음으로 갯녹음 초분광 탐사 과정을 담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김용원 기자> "이 항공기는 제주도 서쪽 해상 고도 1천 미터 상공을 날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해안선을 돌며 바다 암반지대를 대상으로 갯녹음 면적을 항공 촬영합니다." 수심 0미터에서부터 20미터에 이르는 바다 암반지대를 항공에서 초분광 기법으로 촬영해 갯녹음 지역과 정상 암반을 구분합니다. 취재진은 항공 초분광 3D 영상과 수산자원공단 갯녹음 조사 자료를 재가공해 지역별 갯녹음 세부 데이터를 처음으로 도출했습니다. 초분광으로 촬영된 제주 바다 암반지대입니다. 주황색은 갯녹음 진행, 빨강은 심화, 노랑은 모래 바닥입니다. 제주시 앞바다는 조사 암반의 40.4%인 692헥타르에서 갯녹음이 발생했습니다. 해조류 주산지로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동부 구좌지역도 768헥타르가 갯녹음으로 뒤덮이며 12개 조사 권역 가운데 가장 넓은 분포 면적으로 기록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대정 해상도 전체 33.7%인 496헥타르에서 갯녹음이 확인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합산한 제주 해상의 갯녹음 면적은 5천 1백 ha로 지난 1998년 조사 때보다 2천 2백ha가 증가했습니다. 20여 년동안 마라도 면적의 70배가 넘는 청정 해역이 갯녹음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과거 서귀포시에 집중됐던 갯녹음은 이제는 제주시에서 더 넓게 발생하면서 제주시 전 지역으로 확산했습니다. 특히 한림과 애월 지역 갯녹음 면적은 816ha로 3년 전 조사 때보다 181ha, 28.6%나 늘었습니다. 이 지역들은 수온 변화 보다 인구 증가와 오염원 유입에 따른 갯녹음 발생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김성학 / 갯녹음 초분광사업팀장> "이러한 결과를 통해서 예전에 촬영했던 성과와 비교 분석하면서 갯녹음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역별로 갯녹음 발생 양상과 면적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추가 조사와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무엇보다 아직까지 접근조차 못한 갯녹음 원인 규명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KCTV 뉴스 김용원입니다.
  • 2021.07.01(목)  |  김용원
KCTV News7
03:02
  • [수중기획 2] "잡을게 없어요"…원정 떠나는 제주해녀
  • 바다 환경 변화로 해녀들이 설자리를 잃어가면서 점점 고향 제주 바다를 떠나고 있습니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두달 동안 서해 바다에서 고된 원정물질을 하고 있는 제주 해녀들을 만나봤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충남 대천항에서 배로 1시간을 가야하는 섬 삽시도. 화살이 꽃인 활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삽시도 갯벌에서는 바지락 잡이가 한창입니다. 삽시도 인구 5백 명 가운데 30%가 어촌계원이지만, 이 섬에는 해녀가 없습니다. 깊은 바다 물질 경험이 없거나 중도에 포기하면서 양식 해삼이나 전복 같은 바다 속 수산물을 잡을 주민이 섬에는 한 명도 없는 겁니다. 지역 주민 대신. 이 섬에는 매년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하러 찾아 옵니다. 올해도 구좌와 한림, 서귀포에서 상군 해녀 14명이 두 달간 원정 물질을 왔습니다. <김내정 / 원정해녀> "이 속으로 해삼 잡으려고. 해삼 잡아넣으려고. (테왁이나 이런 게 아니고요?) 테왁 아니. 이게 테왁. 이게 테왁. 여기 속이 망사리. 이것이 망사리 (그럼 이따가 여기 가득 차요?) 여기가 가득 차서 나와요." 삽시도에서 10분 더 가 나타난 해삼 양식장에 다다르자 제주 해녀들이 거침없이 바다로 뛰어 듭니다. 서해 바다에서도 익숙한 제주 해녀들의 숨비 소리가 들려옵니다. 깊은 들숨 한번에 12미터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올라올 때면 두 손과 옷 속에는 해삼이 가득합니다. 해녀 14명이 하루 5시간 동안 쉼 없이 건저올리고 바구니에 쏟아내는 해삼만 2톤이 넘습니다. <강동희 / 삽시도 어촌계장> "아이고 상당히 고맙죠. 본인들은 본인대로 돈을 벌려 오지만 그만큼 많이 벌면 마을에도 엄청난 이익이 있기 때문에 서로 도우면서 같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해녀 분들이 와서 많은 도움이 되는데 앞으로 5년에서 10년 후에 젊은 사람 중에는 해녀 하려는 분들이 안 계셔서 마을에 큰 걱정입니다." 제주 해녀들은 두달 동안 동거 동락하며 서로 의지하고 그리움을 달랩니다. 갯녹음으로 변한 제주 바다를 떠나 타향 바다로 원정 물질을 오는 건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해녀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숙명입니다. <이연심 / 원정해녀> "우리가 제주도만 믿어서는 우리 살아가는 생계가 어려워요. 솔직히 말해서 육지로 물질 나오지 않으면 살지 못해요. 바다가 너무 오염되고 백화 현상이 너무 심하고 그러니까 물건도 안 나오고 없어지고.." 2008년부터 13년째 이어져온 제주 해녀들의 원정물질은 달라진 제주 바다 환경으로 어려움에 처한 제주 해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 2021.07.01(목)  |  김용원
KCTV News7
03:09
  • [수중기획 1] 갯녹음 바다…마을어장도 '황폐화'
  • 제주 바다는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인데요. 30여년 전 부터 발생한 갯녹음 현상으로 제주 바다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해조류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다른 수산 생물 자원도 줄어드는 2차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주 해녀들의 물질 공간도 사라지면서 해녀 문화도 소멸 위기에 놓였는데요. KCTV 제주방송은 바다 갯녹음을 주제로 기획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해녀와 어촌계의 삶의 터전이었지만 갯녹음 현상으로 제 모습을 잃어가는 마을어장 실태를 문수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탑동 앞 바다에서 40년 넘게 물질을 해온 산지 어촌계 해녀들. 조업에 나서는 표정이 어둡습니다. 해가 갈수록 바다에서 건저 올릴게 없기 때문입니다. 3시간 넘는 물질에도 잡은 건, 알이 없는 속 빈 성게 뿐입니다. <고복심 / 산지 어촌계 해녀> "이건 죽지 못해서 살아 있는 거. 사람 같으면. 풀이란 것이 하나도 없어요. 바다에 풀이 있어야 생명이 살 건데 풀이란 자체가 없어요." 올해 어린 홍해삼 2만 마리를 뿌렸지만 해조류가 사라지고 모래와 뻘, 그리고 쓰레기가 떠 다니는 탁한 바다에 묻혀 버렸습니다. <홍옥희 / 산지 어촌계 해녀> "모래를 파니까 아래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 모래가 다 올라와. 해삼 씨종자를 갖다 놨는데 씨종자를 뿌린 곳이 모래로 덮여서 하나도 살아남은 게 없어. " 물이 빠지면 펼쳐지는 조간대 해역부터 수심 7미터 조하대 바다는 도내 어촌계 100여 곳이 물질하고 조업하고 관리하는 마을 어장입니다. 하지만, 한 세대 전부터 시작된 갯녹음 현상으로 마을 어장 1만 4천여 헥타르 가운데 36%인 5천여 헥타르의 바다가 하얗게 변했습니다. 2019년 기준 해조류 생산량은 1천 8백여 톤으로 30여 년 동안 92%나 급감했습니다.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이를 먹이로 하는 소라 생산량도 지난 10년 사이 32.5%나 줄어드는 등 해양 생태계의 질서도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갯녹음 현상이 얕은 바다에서부터 수심 7m 이상까지 확산하고 이로 인해 제주 북서부와 남서부 권역의 마을 어장은 어장 능력을 상실했거나 어장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제주도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강정찬 /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지금 당장 필요한 게 조간대와 조하대를 동시에 조사해서 어떻게 (환경이) 점점 변해갈 것인가를 추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다 환경이 나빠지면서 해녀와 마을 어촌계의 삶의 터전이었던 마을 어장도 점차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KCTV뉴스 문수희 입니다.
  • 2021.07.01(목)  |  김용원
KCTV News7
03:08
  • [수중기획 7] 갯녹음 '성게'…육상 양식 첫 시도
  • 갯녹음 해상에 성게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먹이활동을 못해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해녀도 수확을 포기한 건데요. 밀도 조절에 실패한 성게를 육상에서 양식하는 연구가 처음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보도에 문수희 기자입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해상입니다. 각종 해조류가 서식했지만 갯녹음 현상으로 하얀 암반만 남아 있습니다. 가까이 보니 바다 속 암반 조간대 곳곳이 성게 밭입니다. 산란철 성게는 돈이 됐지만, 해녀들은 이제 성게를 잡지 않습니다. 해조류가 없는 갯녹음 바다에서는 먹이가 없어 산란철에도 성게 알이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갯녹음 해상에는 성게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립경상대 김남길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서귀포시 성산 해상에서는 1제곱미터 당 130마리가 넘는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성게 개체수 밀도가 확인됐습니다. <김남길 / 경상국립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성게가 상업적으로 자원이 안된다는 얘기기 때문에 그럴바에는 성게의 개체수 밀도를 조절해서 성게를 적당하게 잡아서 우리가 자원이 될 수 있는 성게로 만들어주고 동시에 자원도 되고 바다숲도 관리하게 되는 식의 바다숲 복원이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상품성이 떨어진 성게를 자원화하기 위한 연구가 뒤늦게 시작됐습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이 지난 3월부터 갯녹음 바다에 있는 성게를 육상에서 양식했습니다. 먹이는 바다의 또 다른 골칫거리인 괭생이모자반입니다. 3개월 동안 육상 사육 수조에서 일정량의 괭생이모자반을 먹고 자란 성게는 산란철 알이 꽉 차 있었습니다. 갯녹음 바다에 사는 속 빈 성게와 비교해 생육상태가 좋아진 게 확연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필연 / 해양수산연구원 수산연구사> "자원에서는 자체적으로 성게의 서식 밀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고요. 육상에서는 그것을 이용해서 새로운 소득 사업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 이득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상용화된 전복 양식과 달리 성게 육상 양식 실험은 전국에서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홍성완 / 해양수산연구원 미래양식연구과장> "빈 성게를 가져와서 3개월 동안 사육 실험을 했는데 지금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일반 성분이라든지 맛 성분을 더 조사할 예정이고 끝나면 내년부터는 사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어촌계나 민간 양식장을 대상으로 보급해서 실험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효과가 입증되면 성게 개체수 조절과 모자반 처리에도 도움되고 어촌계나 해녀에도 새로운 소득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제주 해상의 불청객인 괭생이모자반과 이상 번식 하는 알 없는 성게를 자원화하는 육상 양식의 길이 처음으로 열릴지 주목됩니다. KCTV뉴스 문수희입니다.
  • 2021.07.01(목)  |  김용원
위로가기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