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기획 5] 바다 자원 회복 '한계'…마을어장은 그대로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1.07.07 11:48
영상닫기
갯녹음으로 황폐화된 바다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바다숲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사업은 대부분 수심이 깊은 바다에 치중돼 있어 해녀들이 주로 조업하는 공간인 얕은 바다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데요.

해녀를 비롯한 마을 어촌계에서 자발적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바다 한가운데 콘크리트 구조물이 투하됩니다.

양식 해조류를 이식한 인공어초는 물고기 산란장과 해조류의 번식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바다 갯녹음으로 고갈된 수산 자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정부는 2009년부터 제주 갯녹음 해상 40여 곳에 마라도 면적의 300배가 넘는 9천 3백여 헥타르 규모의 바다 숲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갯녹음 면적이 줄어드는 등 사업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종식 /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장>
"기후 변화나 해양 오염, 기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바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바다 숲을 복원하기 위해서 수산자원공단에서 바다 숲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것이 바다 숲 조성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들은 대부분 수심 15미터 내외의 깊은 바다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10미터 이내 얕은 바다에는 구조상 인공어초 투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양식 해조류를 로프에 달아 바다 암반에 고정시켜 해조장을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원 예산이 적고 단발성이라 효과는 떨어집니다.

이식하는 해조류도 감태 처럼 깊은 바다에 살거나 양식이 쉬운 자원종에만 치우쳐 있습니다.

얕은 바다에 서식하는 우뭇가사리는 현재 양식 기술이 없어 인위적인 자원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홍성완 / 제주해양수산연구원 미래양식연구과장>
"국가에서 추진하는 바다숲 조성사업은 대부분 수심 10미터 이상되는 바다에서 추진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갯녹음 현상이 가장 심한 조간대에서부터 조하대 수심 7미터까지는 대부분 사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외면한 갯녹음 바다 관리는 결국 마을 주민과 해녀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밭 농사 전에 잡초를 뽑아내는 것 처럼 바다에서도 잡초를 제거하고 암반에 붙은 석회 껍질을 긁어내는 작업들이 마을에서 자율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태민 / 종달리 어촌계장>
"어촌계원 전부가 나와서 1년에 정기적으로 두 번씩 갯닦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갯닦기를 안 하면) 유용 해조류, 톳이나 우뭇가시리 포자가 암반에 달라붙지 않아서 자원이 고갈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어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도내 모든 어촌계에서 이뤄지던 바다관리 사업은 해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이제는 참여 마을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강정찬 /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해녀들을 우리가 보호하고 양성하고 지켜나가는 문화유산으로서만이 아니고 해양 생태계를 조절하는 사람으로서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 분들의 역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지난해 갯닦기 작업을 끝낸 바다 밭에는 약속처럼 톳이 풍성하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갯녹음으로 신음하고 있는 바다가 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보입니다.

KCTV뉴스 문수희 입니다.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로고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뉴스 제보를 기다립니다.
064 · 741 · 7766
제보하기
뉴스제보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