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기획 2] "잡을게 없어요"…원정 떠나는 제주해녀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1.07.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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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환경 변화로 해녀들이 설자리를 잃어가면서 점점 고향 제주 바다를 떠나고 있습니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두달 동안 서해 바다에서 고된 원정물질을 하고 있는 제주 해녀들을 만나봤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충남 대천항에서 배로 1시간을 가야하는 섬 삽시도.

화살이 꽃인 활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삽시도 갯벌에서는 바지락 잡이가 한창입니다.

삽시도 인구 5백 명 가운데 30%가 어촌계원이지만, 이 섬에는 해녀가 없습니다.

깊은 바다 물질 경험이 없거나 중도에 포기하면서 양식 해삼이나 전복 같은 바다 속 수산물을 잡을 주민이 섬에는 한 명도 없는 겁니다.

지역 주민 대신. 이 섬에는 매년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하러 찾아 옵니다.

올해도 구좌와 한림, 서귀포에서 상군 해녀 14명이 두 달간 원정 물질을 왔습니다.

<김내정 / 원정해녀>
"이 속으로 해삼 잡으려고. 해삼 잡아넣으려고. (테왁이나 이런 게 아니고요?) 테왁 아니. 이게 테왁. 이게 테왁. 여기 속이 망사리. 이것이 망사리 (그럼 이따가 여기 가득 차요?) 여기가 가득 차서 나와요."

삽시도에서 10분 더 가 나타난 해삼 양식장에 다다르자 제주 해녀들이 거침없이 바다로 뛰어 듭니다.

서해 바다에서도 익숙한 제주 해녀들의 숨비 소리가 들려옵니다.

깊은 들숨 한번에 12미터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올라올 때면 두 손과 옷 속에는 해삼이 가득합니다.

해녀 14명이 하루 5시간 동안 쉼 없이 건저올리고 바구니에 쏟아내는 해삼만 2톤이 넘습니다.

<강동희 / 삽시도 어촌계장>
"아이고 상당히 고맙죠. 본인들은 본인대로 돈을 벌려 오지만 그만큼 많이 벌면 마을에도 엄청난 이익이 있기 때문에 서로 도우면서 같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해녀 분들이 와서 많은 도움이 되는데 앞으로 5년에서 10년 후에 젊은 사람 중에는 해녀 하려는 분들이 안 계셔서 마을에 큰 걱정입니다."

제주 해녀들은 두달 동안 동거 동락하며 서로 의지하고 그리움을 달랩니다.

갯녹음으로 변한 제주 바다를 떠나 타향 바다로 원정 물질을 오는 건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해녀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숙명입니다.

<이연심 / 원정해녀>
"우리가 제주도만 믿어서는 우리 살아가는 생계가 어려워요. 솔직히 말해서 육지로 물질 나오지 않으면 살지 못해요. 바다가 너무 오염되고 백화 현상이 너무 심하고 그러니까 물건도 안 나오고 없어지고.."

2008년부터 13년째 이어져온 제주 해녀들의 원정물질은 달라진 제주 바다 환경으로 어려움에 처한 제주 해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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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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