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녹음 해상에 성게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먹이활동을 못해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해녀도 수확을 포기한 건데요.
밀도 조절에 실패한 성게를 육상에서 양식하는 연구가 처음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보도에 문수희 기자입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해상입니다.
각종 해조류가 서식했지만 갯녹음 현상으로 하얀 암반만 남아 있습니다.
가까이 보니 바다 속 암반 조간대 곳곳이 성게 밭입니다.
산란철 성게는 돈이 됐지만, 해녀들은 이제 성게를 잡지 않습니다.
해조류가 없는 갯녹음 바다에서는 먹이가 없어 산란철에도 성게 알이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갯녹음 해상에는 성게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립경상대 김남길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서귀포시 성산 해상에서는 1제곱미터 당 130마리가 넘는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성게 개체수 밀도가 확인됐습니다.
<김남길 / 경상국립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성게가 상업적으로 자원이 안된다는 얘기기 때문에 그럴바에는 성게의 개체수 밀도를 조절해서 성게를 적당하게 잡아서 우리가 자원이 될 수 있는 성게로 만들어주고 동시에 자원도 되고 바다숲도 관리하게 되는 식의 바다숲 복원이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상품성이 떨어진 성게를 자원화하기 위한 연구가 뒤늦게 시작됐습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이 지난 3월부터 갯녹음 바다에 있는 성게를 육상에서 양식했습니다.
먹이는 바다의 또 다른 골칫거리인 괭생이모자반입니다.
3개월 동안 육상 사육 수조에서 일정량의 괭생이모자반을 먹고 자란 성게는 산란철 알이 꽉 차 있었습니다.
갯녹음 바다에 사는 속 빈 성게와 비교해 생육상태가 좋아진 게 확연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필연 / 해양수산연구원 수산연구사>
"자원에서는 자체적으로 성게의 서식 밀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고요. 육상에서는 그것을 이용해서 새로운 소득 사업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 이득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상용화된 전복 양식과 달리 성게 육상 양식 실험은 전국에서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홍성완 / 해양수산연구원 미래양식연구과장>
"빈 성게를 가져와서 3개월 동안 사육 실험을 했는데 지금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일반 성분이라든지 맛 성분을 더 조사할 예정이고 끝나면 내년부터는 사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어촌계나 민간 양식장을 대상으로 보급해서 실험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효과가 입증되면 성게 개체수 조절과 모자반 처리에도 도움되고 어촌계나 해녀에도 새로운 소득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제주 해상의 불청객인 괭생이모자반과 이상 번식 하는 알 없는 성게를 자원화하는 육상 양식의 길이 처음으로 열릴지 주목됩니다.
KCTV뉴스 문수희입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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