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마을 없는 마을만들기
나종훈 기자  |  na@kctvjeju.com
|  2019.02.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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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지역주민들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찾고 해결해 갈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도와주는 것이
마을만들기 사업입니다.

지난 2009년 관련조례도 제정됐는데요.

조례제정 이후 제주형마을만들기 10년.

현장 곳곳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인지 카메라포커스가 취재했습니다."
인기척은 전혀 없이
굳게 잠겨있는 건물들.

언뜻 봐도 관리상태는 엉망입니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건물들입니다.

한경면 두모, 판포
해거름 권역에 들어간 마을만들기 사업비만 68억 원.

체험어장으로 지어진 건물은
전혀 활성화 되지 않으며
몇 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계절음식점 운영 등
다른 활용방안도 찾았지만
제주도는 용도외 사업이라며 불허하는 웃지못할 상황.

<인터뷰 : 정원국 / 두모리 주민>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서 지역주민들이 하겠다고 하는 것을 그냥 좀 밀어줬으면 좋겠어요. 뭐에 딱 고정적으로 묶어두지 좀 말고."

대뜸 다른 곳도 보여줄 게 있다며 취재진을 안내합니다..

<인터뷰 : 정원국 / 두모리 주민>
"지금 시설 해놓고 활용도 못하고 있는게 큼지막한 거 또 하나 있어요. 거기 한번 가보게요."

한때, 웰빙 열풍을 타고 기대를 모았던 향토음식배움터.

<브릿지>
"이 곳도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놓은 건물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전혀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채 문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은 5억2천만 원.

시들한 웰빙과 향토음식 열기에 다른 사업들이 제시됐지만
용도 외 사업은 안 된다는 것을 이유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 고대복 / 인근 주민>
"마을로 봐서도 저건 다른 사람이 해야되죠. 건물자체가 장사를 안하면 빨리 삭아버리거든."

인근 건강쉼터도 마찬가지.

지역적 특성 고려 없이 지어지다 보니
활용도는 현저히 떨어집니다.

<싱크 : 고봉일 / 인근 주민>
" 바로 옆에 목욕탕이 있잖아요. 목욕탕이 있어서 거기가면 런닝머신이랑 하다보니까 여기는 좀 (사용이) 드물죠."

의자마을, 예술인 마을이란 소문을 타고
한때 SNS 명소로 꼽혔던
한경면 중산간 마을 웃뜨르 권역.

이 곳에도 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예술인 마을의 아름다움을 담은 미센터,
낙천리의 해맑은 웃음을 담은 락센터.

이름과는 달리 현실은 애물단지입니다.

##현장음
"언제 사용됐는지 모르게 곰팡이가 피어 있네요. 여기에."

사람 하나 없는 빈 공간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브릿지>
"이 곳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웃뜨르 미센터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데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시는 것처럼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고,
진입로 바닥역시 이처럼 떨어져 나가면서
보행자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체험시설로 지어진 만큼
체험시설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게 제주도의 입장.

체험객들의 이목을 끌만한 콘텐츠는 전혀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양원보 / 인근 주민>
"(체험하면서) 커피라도 팔아서 수익을 올려야만 될 거 아닙니까. 수익이 나서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된다고 하고 체험만 하라고 하니까. /////

체험하고 회의만 하는데 이 건물을 돈 들여서 지어놓고 뭐하겠습니까."


하나가 삐걱거리다 보니
이와 연계한 다른 사업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1억 2천만 원을 들여 만든 농산물 무인판매대.

<인터뷰 : 양원보 / 인근 주민>
"상자를 맞춰야 할거 아닙니까. 여기에 맞는 상자를. 어느 농가가 맞춰서 소포장을 하겠습니까. 여기도 마찬가지. 전부 여기서 눌러서
/////

택배로 보낸다고 하는데 여기 담아놓으면 (농산물이) 얼마나 가겠어요. 이것도 마찬가지. 뭐뭐 있다고 표시한다고 하는데, 이건 전시물이고.
/////

소포장하라고 하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

(그럼 지어만 놓고 사용을 한 번도 못해봤어요?) 네 이제껏 사용을 못해봤어요 솔직히."

예산은 예산대로 들이고,
활용은 전혀 안되고.

사업 초기 기대에 부풀었던 마을은
어느새 활력을 잃고 방치된 빈 건물만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상원 / 인근 주민>
"뭐라도 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게 지금은 안 되잖아요. 지금 농촌 경제, 관광이 다 죽어가는데 이것만 특별히

/////
살려라 살려라 하면 뭐 나랏님도 못하는거 마을에서 무슨 재주로 살려요."

마을만들기 사업이
지역민의 참여나 이야기는 전혀 없고
지역 실정은 반영 안 된 시설만 짓는
겉만 번지르르한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마을만들기팀 직제 신설과 관련 조례 제정 10년.

제주형 마을만들기 사업은
베스트특화 마을, 커뮤니티 비즈니스 마을, 창조적 마을 등
조금씩 형태를 바꾸며 계속되고 있습니다.

<브릿지>
“이 곳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토산리 체험장과 놀이시설인데요.
오는 4월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형 마을 만들기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모두 1193억 원.

<인터뷰 : 문순덕 /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 마을에 어떤 공간이 진짜 필요한지. 이에 대한 공론화과정을 거쳐서 여기에 맞는 시설을 만들고. 만들면 이 시설을 우리가 어떻게
//////

운영할 거냐.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협력하지 않으면 시설을 만들어도 운영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마을만들기를 통해
마을에 활기를 넣어준 성공사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게 상당수입니다.

보다 철저한 사후관리와 연속성 있는 사업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클로징>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투자한 시설은 모두 완공됐지만
정작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 사업이 시설투자에만 급급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 것입니다.

이제라도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고
주민들은 어떻게 운영해 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 가야할 때입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기자사진
나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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