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무늬만' 행정시장…그들만의 리그?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0.05.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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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원희룡 도정 후반기 행정시장 공모가 12일부터 시작됩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법인격 없는 태생적 한계 속에 권한 없는 행정시장은 선임 과정부터 늘 논란거리였는데요.

행정시장 공모가 다가오면서 이번도 전현직고위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는 행정시장공모의 문제점, 이번 주 집중진단에서 짚어봤습니다.

김용원 양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선7기 하반기 행정시장 공모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전국단위 후보자 공모를 위한 원서를 접수합니다.

이후에는 선발시험위원회 심사와 제주도 인사위원회의 임용후보 추천, 그리고 도의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합니다. 얼핏 높은 문턱 같지만 행정시장을 최종 결정하는 것은 결국 도지사입니다.

이렇다보니 공모를 앞두고 늘 도지사 측근들이 차기 행정시장 하마평에 오르곤 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행정시장 후보에 여러 인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주시장에는 전 부지사 를 비롯해 고위공무원을 지낸 공직자, 그리고 이번 총선에 출마했던 정치인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장에도 전현직 고위공무원을 비롯해 도의원 같은 정치인들도 후보군에 꼽히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이미 도지사에게 시장 직을 직접 건의하거나 주변에 시장직을 희망한다고 대놓고 입김을 불어넣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도지사와 코드가 맞기 때문에 행정시장으로서 도정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제주도와 행정시의 가교역할을 원할히 할 수 있다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시장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예산을 편성할 권한도 없고 조례 제정이나 조직을 개편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법인격 없는 태생적 한계 속에 무늬만 행정시장인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언론인이자 정치인 출신으로 시장 임명 전에는 행정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양윤경 서귀포시장도 4.3 유족회장을 지낸 4.3 유족으로 공직사회는 물론 행정 경력과는 거리가 먼 인사였습니다.

전문성 부족과 자질 논란에도 당시 도의회 인사청문을 통과했고, 도지사는 이들을 행정시장으로 최종 임용했습니다.

협치를 내세웠지만 정치적 또는 정무적 판단에 따른 내정 인사라는 비판이 컸습니다.

이 같은 무늬만 공모 인사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출이 아닌 임기제 개방형 직위로 그동안 정치인이나 전직 고위공무원 등 이른바 도지사 라인들이 행정시장을 거쳐간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예산 편성과 조례 제정 같은 필수 기능과 권한들이 도지사에게 집중되고 행정시를 감시할 기초의회도 없다보니 행정시장은 선거 공신들의 재취업 자리이자 정치인 공직자들의 자리 보전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습니다.

<좌광일 / 제주주민자치연대 정책팀장>
"사실상 권한이 미약하기 때문에 도지사 눈치보기에 급급한 측면이 있었고 그렇다보니 소신행정을 펼치지 못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도지사가 행정시장을 선거보은용 인사, 낙하산 인사라든지..."

하지만, 시장 임명방식과 권한 강화 등 제도개선을 위한 발걸음은 더딥니다.

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제주도와 의회의 폭탄 돌리기로 중지를 모으지 못했고, 시장직선제를 골자로 한 행정체제 개편안이 겨우 마련됐지만, 정부는 개편안 수용을 거부했습니다.

정부 설득이 무산되자 뒤늦게 강창일 의원이 시장 직선제와 행정시 권역 조정, 그리고 조례 제정권 등을 포함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 또한 국회 내에서도 공감대를 얻지 못하며 20대 국회에서 폐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민선 7기 후반기 도민통합과 소통, 공직혁신을 이끌 적임자를 뽑겠다고 밝혔지만, 지금의 제도적 한계와 좁은 인재풀에서는 누가 와도 달라지지 않는 무늬만 시장으로 임기만 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 제도에서 행정시장이 과연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68만 행정시 수장에 걸맞는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논의와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양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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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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