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등에 있는 식물의 표면에 새겨진 낙서들을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추억을 남기기 위해 연인의 이름이나 날짜를 남기는 사람들로 살아있는 식물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내 한 자연공원입니다.
공원 안에서 자라는 선인장 잎 위에 새겨진 글자들이 눈에 띕니다.
연인의 이름부터 하트 모양까지 날카로운 무언가로 깊게 새겨 놓았습니다.
식물이 낙서로 뒤덮이면서 관람객들은 눈살을 찌푸립니다.
<심숙이, 한영수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사람 들어가지 말라고 울타리도 해 놨는데 그걸 넘어가서 이렇게 식물에 (낙서를 해) 버린다는 것이 잘못된 거 아니냐."
이처럼 식물 위에 남겨진 상처는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자라는 데에도 지장을 줍니다.
<홍창민 / 한림공원 시설팀 차장>
"(식물에) 낙서를 하게 되면 홈이 파여있어서 곰팡이균이 침투해서 선인장의 생육에 아주 스트레스를 많이 줍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높게 자란 대나무 곳곳이 상처투성이입니다.
특히 대나무는 껍질이 다시 자라지 않다보니 몇년 전 남겨놓은 낙서가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나무의 훼손을 금한다는 경고문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이런 행위를 따라하는 걸 우려해 일부 낙서가 심한 나무들은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새로 자라면 어김없이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양승훈 /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녹지연구사>
"이런 (낙서)들이 평생 남는 것이기 때문에 식물한테는. 흉터가 되고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다같이 활용하는 공간에서는 자제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라는 생각이 아름다운 자연을 병들게 하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해보입니다.
KCTV 뉴스 김경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