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낚시 천국' 추자도 규제…주민 반발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0.06.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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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루 기자>
"제주에서 바다낚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죠? 바로 추자도인데요. 최근 이 추자도에서 낚시 행위가 제한되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지금부터 직접 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제주에서 북쪽으로 50km 떨어진 추자도.

사면이 황금어장으로 둘러싸여 낚시꾼들의 성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전국에서 찾아온 낚시꾼들이 아침마다 물밀 듯 쏟아져 들어오고,

<김찬규 / 제주시 일도동>
"날씨가 안 좋을 줄 알았는데, 날씨가 좋아서 낚시하기 좋은 것 같아요."

저마다 화려한 장비를 자랑하며 낚싯배에 오릅니다.

추자도 바다낚시의 핵심 포인트는 바다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무인도들. 그런데 최근 일부 무인도와 주변 해역까지 낚시 행위가 전면 금지되면서 낚시꾼들이 갈 수 있는 곳이 크게 줄었습니다.

<박종혁 / 낚싯배 및 민박 운영>
"추자 본섬에 가까운 섬들을 지금 막아놔서 추자도에서 한 30분 가까이 먼 거리까지 손님을 모시고 일부러 나왔는데, 굉장히 아쉽습니다."

추자도를 이루고 있는 무인도는 모두 38개.

이 가운데 3분의 1인 12개 섬에서 낚시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제한 범위는 주변 해역 1km까지로 상당히 넓습니다.

해양수산부와 환경부가 무인도서법과 도서생태계법에 따라 보호해야 할 섬으로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법인데, 이달부터 해경이 본격적인 계도에 나서면서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김근홍 / 제주해양경찰서 추자파출소장>
"무인도서법을 현재 주민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단속보다는 우선적으로 계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식을 접한 낚시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손석열 / 대구시 동구>
"낚시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죠. 물고기 어종도 일반 육지보다 다양하고 잘 나오고 그러니까. 낚시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니까."

<임석종 / 서울시 강남구>
"섬에서는 낚시꾼들이 주 대상인데, 당연히 낚시꾼들이 줄어들 거고, 그 낚시꾼들이 어디로 가겠어요? 일본으로 가라는 이야기밖에 안 되잖아. 낚시할 데도 없겠지만, 섬 주민들 중 3분의 1이 하던 직업을 바꾸거나 폐업해야 된다는 건데."

낚싯배 운영자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낚시가 금지된 무인도와 주변 해역은 사시사철 고급 어종이 많이 잡히기로 유명해 낚시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오랜 침체를 겪어온 추자도가 낚시 관광을 중심으로 이제 막 활기를 찾아가고 있었던 만큼 우려는 더 큽니다.

<정영선 / 낚싯배 운영>
"대한민국에서도 낚시인들이 가장 즐겨 찾기로 유명하고, 그만한 조업성과가 따르는 관광 명소입니다. 이 자리를 묶는다는 것은 나라의 손실이에요."

특히 계도가 시작되기 전 관계 부처나 기관 어디에서도 주민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거나 의견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황상일 / 추자도 어선주협회장>
"설명회 같은 걸 가져서 앞으로 우리 추자도는 이렇게 보존하겠다는 걸 설명을 했어야 이해를 할 텐데, 갑자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죠."

지역 상권의 연쇄적인 타격도 불가피합니다.

추자도의 숙박업소와 식당 등의 대다수가 낚시꾼들을 상대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종혁 / 낚싯배 및 민박 운영>
"이곳에 모든 투자를 다 했는데, 우리 주민들이 살 수 잇는 터전은 보호해 주면서 자연 보호가 있어야지."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야생 동·식물을 보호하고 생태계 훼손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김민성 / 해양수산부 해양영토과장>
"주변 해역들까지 생태계가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채취나 낚시 행위를 함으로써 생태계가 영향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문제가 불거지자 제주도가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이기우 / 제주도 해양산업과장>
"저희가 해양수산부와 협의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낚시에 지장이 없도록 도서 관리 유형을 변경하는 절차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추자도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6만 8천여 명.

이 가운데 낚시꾼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낚시는 추자도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입니다.

<변미루 기자>
"이곳 주민들에게 낚시가 중요한 것처럼 물론 자연을 보전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이 먼저인지 따지고 결정하기 전에, 이 바다가 삶의 터전인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우선이 아닐까요?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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