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드라이브 스루의 '불편한 진실'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1.03.0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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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언택트 시대 속에 단연 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이브 스루 시설 때문에 불편하거나 불안했던 적 한번 쯤 있으실 겁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현장을 취재해 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제주시 아라동 사거리에 문을 연 드라이브 스루 시설의 카페.

오픈한지 3개월 만에 애초에 진입로로 설계된 입구가 폐쇄됐습니다.

입구에는 우회하라는 표시가 안내돼 있습니다.

매장 오픈과 함께 드라이브 스루 이용자가 대거 몰리며 일대 교통이 마비됐던 것.

주말이면 하루에도 경찰과 행정시로 수십통의 민원이 쏟아지자 내린 결정입니다.

<00드라이브 스루 매장 직원>
"저쪽이 입구였는데 저쪽까지, 하나로마트까지 밀리는 바람에 경찰들이 많이 와서 막아놨어요. 일부러..."

<문수희 기자>
"제가 직업 차를 운전해서 드라이브 스루 시설을 이용해 보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거리 모퉁이를 돌자 바로 보이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

드라이브 라인을 따라 물건을 사고 출입로로 들어선 순간, 장애물에 부딪힙니다.

<문수희 기자>
"지금 여기 진출입 동선이 같아서 차량들이 엉키고 있어요, 또 나가도 바로 차도로 연결돼서 충돌사고도 우려됩니다."

대부분의 매장이 이렇게 진출입로가 나눠지지 않았는데, 법적으로 제재할 방안은 없습니다.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 일대 교통 체증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특히 이용객들이 많아지는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인근 도로까지 금세 마비가 됩니다.

점심시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차들이 줄지어 섰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들이 도로를 점령했습니다.

마치 우리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도로가 매장 전용 도로 같아 보입니다.

안전 수칙 역시 허술합니다.

인도를 가로질러 들어오는 차량들.

예고 없이 드나드는 차량에 보행자들은 흠칫 놀라며 발걸음을 멈춰 세우기 일쑤 입니다.

<박승원 / 제주시 이도동>
"이쪽이 사람이랑 차 지나가는 길을 나눠 놓지 않아서 조금 위험하죠."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도로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매장으로 곧장 집입해 다시 빠져나오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다니는 인도의 일부를 점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길을 걷는 사람들 사이로 차들이 쉴새 없이 오가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박영애 / 제주시 일도동 >
"사거리인데다가 들어오는 입구라서 가끔 보면 여기도 (차량이) 줄 서있고 여기도 줄서있고 하면 지나가는데 불편이 있죠. 안 보이니까 지나가면서 차가 나오는 지 모르니까..."

이런 이유로 관련법에서는 변속도로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 매장에선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문수희 기자>
"지금 제가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버스 전용 도로 바로 옆에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법에 명시된 변속도로, 즉 별도의 진입도로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안전 시설물이 없는 곳도 허다합니다.

지난 2018년 개정된 도로법에는 인도를 점용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경우 교통신호기나 횡단시설 등 모두 8가지의 안전시설물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본 결과, 규정된 시설물을 제대로 설치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설치기준이 권고에 그치는데다 이를 관리해야 할 행정기관은 설치 현황도 모르고 있습니다.

주변 도로 교통 요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물이지만 교통영향평가를 배제하고 건설허가만 받고 설계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송규진 / 前제주교통연구소장>
"소규모 사업장은 교통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가 됩니다. 통상적으로 건축허가절차만 받으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최근 모퉁이, 교차로 인근에 상업지가 형성이 되는데 교통 정체 현상이나 보행자 안전문제가 나오는 게 아닌가..."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드라이브 스루의 불편한 진실.

<문수희 기자>
"누군가의 편리함을 위해서 누군가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 지금처럼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우후죽순 시설만 들어선다면 이런 피해는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카메라 포커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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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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