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훼손 심각 제주 오름, 휴식년제만이 답?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1.04.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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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코로나19시대, 제주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관광지가 돼 버렸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은 오름에는 상처만 남았습니다. 제주의 오름, 이대로 괜찮을까요?"

오름 입구에 쉴새 없이 차들이 오가고 주차장에는 차량들로 가득합니다.

자동차 출입이 통제되고 있지만 무시되기 일쑵니다.

"어? 차가 지금 이 쪽(탐방로)으로 들어옵니다."

오름입구부터 정상까지 등반객들로 북적입니다.

SNS를 통해 유명세를 타며 최근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김현아, 최덕림 / 전라북도 전주>
"인스타그램 보고 유명한 곳 검색하다가 금오름이 요즘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오게 됐습니다."

<김다훈 / 대구광역시 남구 >
"SNS에 워낙 많이 떠 가지고 꼭 와보고 싶어가지고."

하지만 발길이 닿았던 오름 곳곳은 벌건 속살이 드러났습니다.

# 희망의숲길
이 뿐만이 아닙니다.

오름 중반부에 위치한 '희망의 숲길'.

숲길로 들어서자 곳곳에 잘려버린 아름드리 나무들이 보입니다.

족히 백여 그루는 돼 보입니다.

"숲길을 둘러보니까요. 이렇게 나무들이 잔뜩 잘려있습니다."

희망의 숲길이라는 이름과 달리 나무들에겐 절망 그 자체입니다.

산림법 상 오름의 나무를 베어내려면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취재 결과 허가도 없이 오름 곳곳이 훼손된 겁니다.

<문현미 / 전라북도 군산>
"만들어놓은 길이 희망의 숲길이라고 했는데 숲 입장에서는 희망이 아니네요, 그렇죠?"

KCTV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0년 전 모습과 비교해봤습니다.

10년 전 4월의 금오름.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고 수생식물이 자라며 푸르름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정겨운 개구리 울음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찾는 만큼 더 빠르게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는 겁니다.

찾는 사람도 마음이 편치 만은 않습니다.

<신혜련 / 대구광역시 남구>
"원래 다 풀이였는데 없어진 거예요? 조금 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김지은 / 경기도 일산>
"아무래도 흙이 보이는 것보다는 자연 보호하고 있는 그대로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김경임 기자>
"오름이 훼손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오름을 오르며 발로 압력이 가해지는 이른바 '답압' 현상 때문입니다."

답압으로 인해 화산석인 송이층이 약해지며 드러나게 되면, 가루가 된 송이가 바람에 날아가 점차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오름의 능선은 식생이 온통 파괴됐고 오랜시간 오름 주변을 지키던 나무는 사라져버렸습니다.

푸르던 오름의 정상도 상처를 입었습니다.

<김경임 기자>
"이 곳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새별오름인데요. 사람들의 발길에 훼손이 빨라지면서 휴식년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에도 등반객들의 발길은 줄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 높았던 능선은 어느새 한 뼘 이상 낮아졌고, 훼손을 막기 위해 임시로 탐방로 매트를 고정한 철근도 앙상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해질 무렵이 되자 일몰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탐방로가 아닌 길로 거침없이 정상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무법천지입니다.

<양남권 / 제주시 연동>
"여기 제주도 살면서 참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저 한 두 사람이 저런 식으로 해 버리면 길 나오고. 혼자만 구경하는 데가 아니잖아요. 자랑하잖아요 저거, 저게 뭔 짓이에요?"

훼손이 시작되면 뒤늦게 행정에서 내놓는 해결책은 항상 휴식년제.

몇년 동안 오름탐방총량제의 필요성도 제기돼 왔지만 아직도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만들어진 관련 조례도 오름이 훼손됐을 때 이를 보호할 구체적인 내용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보호의무는 있지만 금지 행위 등에 대한 정확한 규정은 없는 겁니다.

<김홍구 / 제주오름보존연구회 대표>
"알맹이가 전혀 없죠. 껍데기만 있는 거죠.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위원회를 꾸려본 적도 없고요. 어떤 얘기를 해줘야 할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 다른 환경 문제에 묻혀서 이 오름이 점점 환경 분야에서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이러는 사이 휴식년제에 들어간 오름은 모두 6곳에 이릅니다.

이 마저도 파괴된 식생이 복원되지 않아 휴식년제는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5년마다 보호계획을 세우고는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홍영철 /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제주 오름의 특성들을 알리고 오름을 같이 보존하자는 그런 탐방 수칙 마련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들이 지금 조급히, 조속히 시행돼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태윤 /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원>
"(탐방객이 얼마나 왔을 때) 답압을 초래하게 되는지 그 시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모니터링을 통해서 훼손되기 전에 탐방인원을 제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행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경임 기자>
"취재 결과 행정에서 발표한 오름 보호 계획은 허울 좋은 빈 껍데기에 불과했습니다.

상처투성이가 돼 버린 제주의 오름들. 한번 훼손되면 언제 복원될 지 모릅니다. 이번에 마련되는 보호계획에는 좀더 현실성 있는 대안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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