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어디로 가요?"…대피소 관리 '엉망'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1.08.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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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자연 재해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땐 어디로 가야 할까요? 바로, 대피소인데요.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재난 상황에 대비해 제주 곳곳에도 대피소가 지정돼 있습니다.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제주 도청과 의회, 경찰청 등 도내 주요 공공시설.

접근성이 높은 만큼 대부분의 공공시설이 대피소로 지정돼 있습니다

교육청도 비상 상황에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민방위 대피소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정확한 위치를 알리는 안내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피소요? 뭔 대피소요? (다른 직원한테) 물어보시겠어요?"

한참을 헤맨 끝에 어렵게 찾은 대피소.

출입문은 굳게 잠겨있고 주위에 있어야 할 유도표지판은 보이지 않습니다.

관련 법에 따르면 주위에 대피소의 정확한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과 유도 표지판이 설치돼야 하지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김경임 기자>
"이 곳은 대피소 입구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앞쪽으로 차량이 떡하니 주차돼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이 대피소로 지정돼 있기도 합니다.

기본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쓰레기가 버려져 있거나 창고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조차 대피소를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민>
"용담동에 대피소 몇 군데 있는지 모르겠어요."

<조연숙 / 제주시 일도1동>
"(혹시 알고 계셨어요?) 몰라요."

<김초자 / 제주시 일도1동>
"어디가요? 대피소 어디예요? (비버리힐이요.) 응? "

민간 건물을 대피소로 지정하다보니 관리에 한계가 있는 겁니다.

<양영식 /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정기적인 점검과 체계적인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행정에서의 매뉴얼이 지금 없는 게 상당히 답답합니다."

집중호우 등 자연 재해에 대비한 주민대피소는 어떨까?

자연 재해 시 대피할 수 있도록 지정된 한림체육관입니다.

<김경임 기자>
"대피소로 지정된 곳인데요. 어쩐 일인지 문은 굳게 잠겨있고, 안에는 쓰레기가 잔뜩 버려져있습니다."

읍사무소를 새로 지으면서 얼마 전까지 행정에서 임시로 사용했습니다.

이후, 공사가 끝나면서 청사를 옮긴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은 겁니다.

<한림읍 관계자>
"(물건들을) 옮기거나 다 정리가 안 돼서. 저희들 어쨌든 빠른 시일 내에 8월 중으로 저희들 (정리할게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정부 기준에 따르면 대피소의 수용인원은 보통 천 명 이하로 지정하게 돼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
"매뉴얼 상 이 곳의 수용인원은 2천명입니다. 하지만 재난 상황 시 한림지구의 대피인원은 5천 2백여 명으로 두 배 이상 많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주요 대피시설로 지정된 마을회관 등은 대부분 폐쇄됐고, 마을 사람들은 대피소의 존재조차 모릅니다.

<좌창아 / 한경면 두모리 >
"(대피소로 지정된 거 들어보셨어요?) 아니, 못 들었는데 난. 언제부터 그랬대?"

대피소의 거리도 걸어갈 수 있도록 1km 이내로 지정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월령과 금능의 경우 대피소까지의 거리는 월령 6.5km, 금능 5.5km입니다.

<박창열 /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현재 분포돼 있는 대피소 현황을 보면 위험지역에서 도보로 했을 때 20~30분, 좀 더 걸리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대피시간을 충분히 고려를 해서 재지정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기본 메뉴얼도 없고 약품 등 물품들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고춘희 / 금등리장>
"(비상 상황에) 준비가 돼 있어야 되니까. 물품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만약에 (준비) 돼 있다고 한다면 좀 줬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난대책본부에서 지금 현재로는 뭐 도에서 그렇게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진 않은 것 같아요."

각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정하는데 정확한 기준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제주도 관계자>
"읍면동에서 자연재해 발생했을 때 위험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한 지역에 따라서 (정한 겁니다)."

재난 재해 관련 어플리케이션도 만들어졌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어플에 접속하자마자 오류가 뜨고, 가까운 대피소는 아예 검색되지 않습니다.

재난 상황에 대한 여러 대비책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엉망인 겁니다.

<김경임 기자>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지정만 해 놓고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습니다. 재난 상황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이에 대비한 시설의 체계적인 정비와 관리가 절실해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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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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