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희 기자>
"해양쓰레기의 종착지가 제주도인가 싶을 정도로 해마다 엄청난 양의 해양쓰레기가 제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열심히 수거는 하고 있는데 처리는 제대로 되고 있을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해 보겠습니다."
해양쓰레기 집하장으로 덤프트럭 한대가 들어옵니다.
트럭에는 낮동안 애월읍 일대 해안가를 돌며 수거한 쓰레기가 한가득 실려 있습니다.
수거반들은 이미 쌓일대로 쌓인 쓰레기 산더미 위로 오늘 수거한 쓰레기를 탑처럼 쌓아 올립니다.
<해양쓰레기 수거반>
"(해양쓰레기) 많기야 많죠. 지금 이게 두 팀이 실어온 거니까. 이게 아침부터 했다고 보면 돼요. (오늘 하루에만 수거한 거예요?) 네네네."
트럭에서 쏟아지는 각종 해양쓰레기.
부표와 밧줄 스티로폼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젠 더이상 쌓아둘 공간도 없습니다.
<싱크 : 해양쓰레기 수거반>
"몇 달씩 있죠. 몇 일이 아니라... (몇 달씩 있어요? 여기에?) 빨리 빨리 치워주면 금방 없어지는데 그게(처리) 또 기간이 있어가지고..."
또 다른 집하장 역시 해양쓰레기로 가득찼습니다.
처리되는 양이 수거되는 양을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가장 큰 불만 역시 처리 입니다.
<싱크 : 김병수>
"빨리 수거가 되고 재활용 나가야 되는데 안나가고 적재가 되니까. 이 앞에까지 다 쌓여요. 이 앞까지...처리가 제대로 안돼요."
1천 제곱미터 규모의 집하장을
해양 쓰레기로 채우는 건 단 3일이면 충분합니다.
<브릿지>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이렇게 읍면동마다 설치된 집하장에 쌓아두는데요.
3~4일이면 이 집하장 전체가 가득찰만큼
많은 양의 쓰레기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1만 8천톤이던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2017년 1만4천톤,
2018년 1만 2천톤으로 다소 줄더니
2019년 1만 6천 100톤,
지난해 1만 6천 700톤까지 증가했습니다.
5년동안 덤프트럭 5천대 분량의 해양 쓰레기가 쌓인겁니다.
<브릿지 + cg : 문수희>
"이렇게 많은 해양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예산도
상당히 소요되고 있는데요.
지난해만 75억 원,
올해도 현재까지 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해양쓰레기 처리능력이 없는 제주는
수거 이후의 모든 과정을
용역 업체에 맡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에서도
해양쓰레기는 반가운 존재가 아닙니다.
도내 해양쓰레기는
대략 60%가 플라스틱이나 패트병, 연료 등으로 재활용됩니다.
재활용이 불가한 나머지 40%는 소각 또는 매립해야 합니다.
하지만 육상쓰레기와 달리
염분과 수분이 많은 해양쓰레기는
탈염 과정을 거쳐야 하고
같은 이유로 도내 소각장 등에선 반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염분이 함유된 쓰레기를 소각하면
시설 고장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재활용이 되지 않은 해양쓰레기는
다른 지역으로 반출하고 있는데
반출 비용도
일반 쓰레기 보다 20% 비싸게 책정되면서
업체에 부담이 되는 겁니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도
최근 쓰레기 처리 시설에 한계를 보이면서
제주지역 해양쓰레기 반입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인터뷰 : 김수철/ 00해양쓰레기 처리 위탁 업체>
"자기네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처리하기 힘든데 외부에서 들어오�� 되면 그 지자체에서 힘들어해서...해양폐기물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이나 재활용 처리시설이 빨리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작 행정당국은 강 건너 불구경 입니다.
처리 방안을 찾아낼까, 기대했던 연구 용역은
그저 연구로만 마무리 되면서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습니다.
내년도 해양쓰레기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2배나 늘었다며 보도자료를 통해 자화자찬했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니
바다지킴이 인력 확충, 정화 사업 확대 등
올해와 마찬가지로 수거에만 편중돼 있습니다.
정작 필요한 보관과 처리 문제에는 소홀한 모습 입니다.
<인터뷰 : 김경미 / 도의원>
"수거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는 거죠. 워낙 쓰레기가 많아서 일단 해양 정화를 위해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예산이 많이 소요됐고요.
지금은 장기비전으로 사면이 바다인 제주 입장에서는 방향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문수희 기자>
"해양쓰레기는 제주의 묵은 현안 중 하나입니다. 자체적으로 처리할 능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언젠가 닥칠 쓰레기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카메라 포커스 입니다."
문수희 기자
suheemun4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