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잠기고 있는 제주, 대책은 '깜깜'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2.02.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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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이 곳이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인생샷을 찍기 위해 찾는 SNS 성지 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마냥 사진 명소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해 보겠습니다."

풍력발전기까지 갈 수 있도록 바다 한 가운데 설치된 다리.

만조 시간이 가까워지자 다리 위로 바닷물이 점점 차오릅니다.

어느새 다리는 걸으면 바닷물이 출렁일 정도로 물에 잠겼습니다.

이색적인 풍경에 사람들이 다리로 하나둘 찾아옵니다.

최근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물에 잠긴 다리를 촬영해 sns에 게시하면서 소위 '핫 플레이스'가 됐습니다.

<이영석 / 경기도 광명시>
"인스타그램에서 봤고요. 물 위를 걷는 기분이 어떨까 해서 와보게 됐어요."

<이윤영 / 경기도 의정부시>
"어떤 분이 (사진) 하나 올리신 것 보고 이런 데가 드물잖아요."

물때 까지 검색해서 이 다리를 찾은 사람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신발까지 벗고 사진 촬영에 한창입니다.

<정길섭 / 경기도 용인시 >
"만조 나와있는 어플에서 시간 보고 왔어요. 찾아봐서..."

파도가 높게 일면서 다리를 덮칠 때면 아찔한 상황도 연출됩니다.

<문수희 기자>
"이렇게 만조 때 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다리 위를 걷기 위해 이 곳을 찾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은 구간은 사고 위험이 굉장히 큽니다."

과거에도 만조 때 높은 파도가 더해지면 물에 잠기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만조때 마다 물에 잠기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더 높아진 겁니다.

사실 해수면 상승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제주조위관측소의 평균 해수면 높이는 50여년 전보다 무려 23.4cm나 높아졌습니다.

일년 마다 4mm 이상 상승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제주는 동해안이나 서해안 등 다른 지역보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빠릅니다.

제주도가 그 어느 곳 보다 빠르게 잠기고 있는 겁니다.

용머리해안은 제주의 해수면 상승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0년 전 만 해도 언제든 관람이 가능했던 용머리 해안은 이제 운이 좋아야지만 구경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74일 동안 종일 관람이 가능했던 용머리 해안은 2020년 42일, 지난해에는 6일로 크게 줄었습니다.

현재 속도로 해수면 상승이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용머리 해안 절반이 물에 잠기고 2100년에는 아예 물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김병무 /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 사무국장>
"우리나라 한반도의 남부해역과 제주도가 좀 두드러진 (해수면)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에서도 제주도가 많은 수면 상승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해수면 상승의 위기는 바다를 생업으로 삼는 어민들에게 가장 먼저 체감되고 있습니다.

<김순복 / 해녀>
"저기만 해도 많이 높아졌지. 화순도. 물이 옛날 같지 않고 엄청 높고 많이 들어오고."

<이성진 / 어부>
"이젠 (물이) 올라왔을 때는 수위가 많이 올라와요. 경계선이 있잖아요.(해수면 높아진 것을) 다 느껴요."

저지대 마을 주민들은 피해가 일상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을에 설치된 우수관은 만조 때 마다 물에 잠기며 제기능을 할 수 없게됐습니다.

최근에는 물때와 비날씨가 겹치면 마을 안길까지 물이 넘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강종수 / 용담1동 >
"예전에 70년대에는 이 도로로 전혀 (바닷물이) 올라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현재는 만조 때 바닷물이 도로를 침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 차원의 조사와 연구는 지난 2016년을 마지막으로 멈췄습니다.

<김정도 / 제주도환경운동연합>
"(해수면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고 피해가 눈으로 보이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에대한 뚜렸단 계획이나 이주대책, 시설보강, 이런 얘기가 없는 것은 굉장히 상황을 안일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기가 피부로 와닿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 기후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고 행정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윤순진 /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
"우리 의식주와 이동 이 모든 것이 다 연결돼 있어요. 에너지 소비라든지 온실가스 배출과. 그렇기 때문에 시민 개개인이 바뀌어야 하는 거죠. (행정에서는) 빨리 영향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할 거예요. 가장 취약한 곳, 피해가 예상되는 곳, 이런 부분에 대응해야 겠죠."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잠식 현상이 그 어느지역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제주.

<문수희 기자>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이미 제주 곳곳이 변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지금 당장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하루라도 빨리 제주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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