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공동묘지에 모셔왔던 아버지의 묘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유족들은 누군가 묘를 이장하면서 부친 묘를 잘못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는데 한달째 행방 조차 알길이 없어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김용원 기자입니다.
추석을 앞둔 지난 달, 벌초를 위해 아버지 묘를 찾은 가족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봉분은 온데간데 없고 무덤이 파헤쳐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미란, 강민순 / 불법 이장 피해 가족>
"동생이 벌초하러 와서 아버지 묘가 없어졌다고 하니까 너무 당황스러워서 제주시에서 뛰어왔어요. 현장을 보니 너무 황당하고 너무 죄스럽고, 일상 생활을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 어머니 묘는 그대로인데 15년간 모셔온 아버지 묘가 훼손됐고 벌초도 못한채 추석을 지낸 자녀들은 죄송스런 마음 뿐입니다.
<강미란, 강민순 / 불법 이장 피해 가족>
"밤에 잠을 잘 때도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서 막 화를 내더라고요. 너무 안타까워서 형제들끼리 빨리 찾자고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지난해 벌초를 마친 이후 1년 사이 누가 언제 묘를 파냈는지 알 길이 없어 더욱 속이 타들어갑니다.
<김용원 기자>
"마을 공동묘지 조성 이후 이렇게 영문도 모른채 조상 묘가 사라진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가족들은 묘를 이장하려는 누군가가 위치 등을 착각해 부친 묘를 옮겨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족묘나 화장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 공동묘지에서도 매년 10기 이상 이장하고 있는데 비석이나 표석이 없는 묘지는 헷갈릴 수 있다는 겁니다.
<장승하 / 안덕면 감산리장>
"틀림없이 이건 오인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표석이 없는 묘를 수요 조사하고 어느 묘가 누구 묘인지 모르기 때문에 묘지주 성함이나 망인 이름을 적든지 해서 이름표 정도는 전수조사로 전부 달려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매년 1백 건이 넘는 분묘 개장 신고가 이뤄지지만 유족들이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행정에서도 행방을 모르고 있습니다.
묘지 입구에 현수막을 내걸고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목격자나 CCTV도 없어 한달째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하루 빨리 상황이 수습되고 아버지를 제자리로 모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철)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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