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임금에게 진상까지 했던 제주 흑우는 제주 특산품이자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돼 있지만 품종 개량이 쉽지 않아 농가들이 키우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우수한 품종을 개량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농가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주도 내 한 흑우 농가입니다.
흑우는 조선 시대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희소성이 뛰어나지만 농가들이 사육하기에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일반 한우보다 6개월 더 키워 출하해야 해 사육 비용이 큰데다 마블링 등 고급육 생산 비율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창종 / 흑우 사육 농가>
"흑우는 한우하고 비교해 봤을 때 도체중이라든지, 마블링이라든지, 등심단면적, 등지방 이 모든 부분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흑우를 키워서 한우만큼 돈을 벌 수 있게 만들기는 상당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 ]
하지만 흑우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될 전망입니다.
제주흑우연구센터가 제주의 모든 흑우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일반 한우와 맞먹는 품종 개량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흑우는 사육두수가 적어 품종 개량을 혈통 정보에 의존하면서 고급육 생산을 위한 예측 정확도가 20%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씨수소나 씨암소의 유전체 정보를 확인해 맞춤형 교배가 가능해지면서 고급육 형질을 지닌 품종 개량이 가능해졌습니다.
실제 고급육 생산을 위한 예측 정확도가 혈통에 의존했을 때 25%인데 반해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경우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품종을 개량하면서 불량형질이 많아지는 원인인 근친 교배도 유전체정보를 통해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됐습니다.
<박세필 /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장>
"제주 흑우 전 두수 유전체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앞으로 태어날 송아지의 근친 피해를 최소화하고 규격화된 고품질 제주흑우를 생산함으로써 축산 농가 수익 증대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가치가 뛰어나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된 제주흑우.
흑우 산업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였던 품종 개량 문제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큰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