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주시에 오일장이 열렸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모처럼 붐볐지만 고물가와 경기 침체, 오염수 이슈 탓에 추석 때마다 특수를 누리고 활기를 띄었던 예년 대목장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오일장 과일 매장입니다.
제수용품을 사러온 시민들도 붐빕니다.
과일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흥정도 하지만 쉽게 지갑을 열지는 않습니다.
사과나 배 한 개에 5천원 하는 가격표가 부담입니다.
차례상에 올릴 대표 과일이지만 금값이 되면서 선뜻 손이 가질 않습니다.
크기가 작거나 네 개에 만원 하는 떨이 과일에 더 눈길이 갑니다.
<임은희 / 제주시 연동>
"아니, 과일이 한 개에 5천 원이라 깜짝 놀랐어요. 사과 한 개, 배 한 개에 5천 원, 물가가 이렇게 비쌌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장찬빈 / 제주시 연동>
"태풍 때문에 그런지 예년보다 많이 비싸고 그래도 어쩔 수없이 명절은 해야 하고 일가친척은 만나야 하니 시장은 봐야죠."
선물이나 택배용으로 많이 나가는 감귤 매장에도 찾는 손님이 부쩍 줄었습니다.
<과일시장 상인>
"관광객이 없잖아요. 보통 가지고 올라가시거나 택배를 하시는데 관광객이 없으니까 도민들이 택배 할 일은 거의 없잖아요."
수산시장도 매한가지입니다.
차례상에 올릴 생선을 사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하지만 비교적 한산합니다.
추석때면 일찌감치 동이 났던 동태도 늦은 오후까지도 팔리지 않습니다.
원전 오염수 여파에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고 상인들도 얼어붙은 경기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김신희 / 수산물 상인>
"오염수도 있고 다들 조금씩 하고, 옛날 같지 않고 너무 한산해서 진짜 하나도 안 나가요. 너무 안나가."
대표 제수용품인 동태포는 전년보다 100%, 사과는 20% 가까이 가격이 뛰었습니다.
4인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도 2년 연속 30만원을 넘겼습니다.
<김용원 기자>
"추석 전 마지막 오일장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 탓에 추석 대목으로 북적였던 예년 대목장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추석 물가 부담에 차례상을 단출하게 준비하겠다는 서민들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은경 / 오등동>
"딱 차례상에 올릴 것만 삽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안 돌아다니고 과일하고 생선만 사러 왔어요. 과일도 딱 필요한 개수만 사고 물가가 너무 비싸서 월급은 안 오르는데 물가만 올라서 넉넉하게 하지 못해요."
고물가와 오염수 등의 여파로 추석 활기를 띄던 대목장 풍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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