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액의 돈을 내고 다양한 혜택을 누리는 회원권이라고 하면 보통 골프장이나 리조트 등을 떠올리실 텐데요.
하지만 최근 감귤 과수원에도 이 같은 회원제 도입을 시도하는 농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자신들 만의 감귤 나무를 분양 받아 감귤 수확 등 과수원을 이용할 수 있고 농민들은 연중 꾸준한 소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정훈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예쁜 색을 칠하고 이름을 적어 나무 새장을 만듭니다.
정성스럽게 만든 새장은 엄마와 함께 자신들만의 감귤 나무에 매답니다.
나무에 달린 감귤을 아이들과 직접 따면서 수확의 기쁨도 나눕니다.
[인터뷰 강혜정 / 감귤원 회원권 구매자 ]
"나무가 더 예뻐 보이고 여기에 새가 와서 산다고 생각하면 또 기분도 좋아지고 또 와서 보고 싶고... "
회원권을 구입한 이 가족은 1년 동안 감귤 수확뿐만 아니라 텃밭 가꾸기와 바베큐 파티, 캠핑 등 과수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누립니다.
해충 방제 등 감귤 생육에 필요한 관리는 농가가 맡습니다.
연간 50만원 가량을 주고 구매하는 회원권이지만 주말 농장처럼 자주 시간을 낼 수 없는 가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희 / 감귤원 회원권 구매자 ]
"서울 살다가 왔는데 10년 살았어요. 어쨌든 제가 귤농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식으로 귤이 자라는지도 잘 몰랐으니까 이렇게 농장을 알게 돼 나무분양을 받으니까 아들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체험도 하고 또 텃밭도 제공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농가 입장에선 회원권 판매로 일정한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감귤 수확철 뿐만 아니라 감귤 꽃길 걷기 등 계절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회원들의 발길을 꾸준히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고형훈 / 농민 ]
"체험농장이 그냥 감귤 따고 가져가는 1회성에 그치다보니까 체험농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귤나무를 가지고 있는 농장에서 1년 사계절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서 귤이 없는 계절에도 와서 감귤 꽃도 보고 가지도 치고 약도 바르고..."
1차 산업에 시도되는 회원권 도입이 회원들에게는 제주 과수원의 색다른 매력을 제공하고 농가에는 고소득을 보장하는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됩니다.
kctv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