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발생한 들불 화재 가운데 대부분이 쓰레기 소각이나 담배꽁초 같은 부주의 때문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조한 봄철에는 작은 불씨가 마른 나뭇잎에 옮겨붙으면서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나무 사이에 자라던 풀이 온통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나무 곳곳이 검게 그을렸고, 한 쪽에서는 연기와 함께 시뻘건 불길이 이글거립니다.
쓰레기를 태우던 중 불씨가 주위 야초지로 번지면서 불이 난 겁니다.
최근 5년 사이 제주에서 발생한 들불 화재는 모두 150여 건.
특히 날씨가 건조한 봄철인 3월에서 5월 사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원인별로는 쓰레기 소각이나 담배꽁초 등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전체의 81.4%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건조한 잎에 불씨가 버려지면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 봤습니다.
건초 더미 사이에 담배꽁초를 넣자 뿌연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담배꽁초가 놓인 자리가 까맣게 타 들어가기 시작하고 30초 뒤 순식간에 주위로 불길이 번집니다.
불꽃이 올라올 당시 700도 정도였던 건초 더미의 온도는 2분 만에 900도까지 치솟습니다.
건초 더미 안에으로 열이 축적되면서 순식간이 불길이 번지는 겁니다.
[김경임 기자]
"실험이 진행된 건초더미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불이 완전히 꺼진 것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안쪽에 불씨가 남아있어 언제든 다시 불이 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불길이 잦아든 이후에도 내부 온도는 600도 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봄철에는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적당하게 불면서 불이 나기 쉬운 조건인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김현길 /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광역화재조사단 선임 조사관]
"20도에서 22도가 가장 (쉽게)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온도고요. 바람은 초속 1.5m ~ 3m가 가장 화재가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바람의 속도입니다. 요즘 같은 봄철, 가을철이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건조한 봄철에는 작은 불씨도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방당국은 담뱃불을 비롯해 야외에서의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현광훈, CG :이아민, 화면제공 : 제주소방안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