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시신에 생계 급여?…"숨진 사실 몰랐다"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4.04.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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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모텔에서 기초생활 수급자인 70대 남성의 백골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행정시가 수년 동안 사망 사실을 모르고 각종 생계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사후관리에 구멍이 드러난 가운데
제주시가 1인 가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3년여 전 폐업한 모텔입니다.
출입문은 닫혀 있고 내부에는 각종 집기들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텔에서 최근 70대 남성의 백골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12일, 모텔 관리인이 청소하려고 방을 찾았다가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모텔 관리인>
"이 방에 갔더니 사람 유골이 있더라고. 처음에는 동물 뼈인가 싶었는데 다시 봤더니 사람이 죽어 있더라고. 일단 모텔 주인한테 얘기하다 보니 한시 넘어서 112에 신고했을 겁니다."

경찰은 지난 2021년 말쯤 숨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DNA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용원기자>
"이 곳 폐업 모텔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은 생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추정되는데
행정시는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채 수년 동안 각종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남성은 지난 2019년 3월부터 이 모텔로 전입 신고가 돼 있었습니다.
제주시는 2020년 6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해 기초연금과 생계급여로 매달 7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추정 사망 시기인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 달까지
누적 지급액만 1천 5백만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재는 물론 사망 사실 조차 알지 못했다가 경찰 신고 이후에야 급여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수급자 확인 없이 수년 동안 묻지마 식으로 급여를 지급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습니다.

제주시는 2021년 4월 모텔을 방문했지만 만날 수 없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 통화나 면담 사실 없이 급여를 지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전에도 주소지 미거주 등으로 주민등록 말소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숨졌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2만 5천 명이 넘는 모든 수급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인력이나 제도적으로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제주시는 이같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1인 세대 1만 1천여 가구에 대해 5월 말까지 거주 실태 등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
"소득이나 재산, 가족들이 있어서 수급 기준 변동 자료가 내려오는 분들은 확인하는데 이 분처럼 소득도 없고 재산도 없고 가족도 없었기 때문에 변동사항이 없는 분들은 일일이 확인을 못한 건 있어서 전부 어느 정도 규모인지 파악을 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 대한
보다 촘촘한 사후 관리 시스템이 필요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기자사진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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