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이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았지만 마늘 생장이 멈추지 않는 이른바 '벌마늘'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 탓인데, 정부로부터 농업재해로 인정됐지만 농민들의 상실감은 큽니다.
보도에 허은진 기자입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한 마늘밭입니다.
건조를 위해 가지런히 널어 놓은 마늘을 살펴봤더니 제대로 자란 마늘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마늘쪽에서 새싹이 자라 여러갈래로 나눠져 상품성이 없는 벌마늘이 대부분입니다.
2~3월 마늘이 생장하는 시기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평년보다 높은 기온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제주도가 지난달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벌마늘 발생률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년과 비교해 10배 넘는 수치입니다.
더욱이 표본조사 이후에도 잦은 비 날씨가 이어진 탓에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 이 마늘밭에서만 80%가 벌마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등
주산지인 대정읍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는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벌마늘 피해가 최근 농업재해로 인정돼 보상받을 길이 트이긴 했지만
농민들의 상실감은 큽니다.
<김대승 /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제주도지부 안덕지회장>
"40년 농사를 지었는데 올해같이 마늘이 안 된 해가 없습니다. 최악입니다. 농민들 비룟값, 농약값 전부 빚지게 됐습니다.
이렇게 다시 또 이런 현상이 일어날 걸로 생각을 해서 올해 농민들에게 좀 도움을 더…."
고령화로 인한 재배면적 감소와 고질적인 인력난, 여기에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까지 더해지며
제주 마늘 농가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