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좌읍 용눈이 오름 화장실 바닥이 무너지면서 이용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오름 화장실은 시설 환경상 부식에 취약하고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원인 파악과 구조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화장실 바닥 타일이 깨져 있고 아래에는 70cm 깊이로 오수가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29일 용눈이오름 간이 화장실 바닥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습니다.
수학여행 온 이용객 5명이 오수에 빠졌다가 4명은 자력 탈출했고 한 명은 119에 구조됐지만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화장실은 곧바로 폐쇄조치 됐고 현장에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당시 목격자>
"빠진 애들도 있고 푹 빠지진 않고 남자 애들이니까 재빨리 나왔는데 발에 다 오물 튀고,
제주도 이미지도 나빠지고 이제 어떤 부모가 보내겠어요?"
사고가 난 화장실은 지난 2018년 설치됐습니다.
오름 휴식년제 2년을 마치고 지난해 여름부터 이용이 시작됐는데 불과 1년도 안돼 바닥이 무너진겁니다.
오름을 포함해 인근은 건축 행위가 제한돼 정화조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오름 화장실에서 발생한 오수는 바닥 아래 모아 놨다가 수거됩니다.
오수와 유독가스에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됐고 휴식년제 기간 오수가 수거되지 않은데다
최근 이용객이 몰리면서 부식이 빨리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름 화장실 관계자>
"소변이나 대변이 차다 보면 암모니아 가스가 나올 건데 파이프가 아무리 강철이라도
계속 가스에 노출되면 저도 보니까 부식이 엄청 됐더라고요."
문제는 오름 화장실이 유사 환경에 놓여 있어 이 같은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용눈이오름과 같은 해 설치된 주변 오름 화장실 역시 외관은 멀쩡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부식 상태가 심각합니다.
화장실 파이프를 묻은 함을 열어보니 바닥에서 새어나온 오수와 가스로 곳곳에 녹과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화장실 위에 있는 빗물 저장고와 천장 구조물도 부식된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최근 붕괴사고가 나면서 탐방객들도 화장실 이용을 꺼리고 불안해 합니다.
<오름 탐방객>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잖아요. 알면 불안하겠죠. 부지불식간에 어느 날 저 용눈이오름 화장실처럼 붕괴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인 거죠."
제주시내 오름 가운데 탐방객이 많은 18곳에 화장실이 조성돼 있습니다.
이용객 편의 시설이 또 다시 사고 현장으로 되지 않도록 원인 조사와 구조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 화면제공 시청자)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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