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V제주방송은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10주년을 기념해 제주밭담의 가치를 연속해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제주 밭담길에서 만나는 이색 풍경 두번째로 목적과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쌓여있는 밭담을 소개합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밭담 길을 걷노라면 쉽게 마주치는 돌무더기
제주어로 '머들'이라 불리는 돌들로 밭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나온 돌들을 쌓아 놓아 둔 겁니다.
밭담길에서 외지인들이 의아해 하는 풍경 중 하나는 산담으로 불리는 돌담 울타리를 두른 무덤들입니다.
다른 지방의 무덤과 구별되는 제주 무덤 양식이기도 합니다.
산담은 대부분 여러겹으로 쌓인 네모꼴을 하고 있는데 외담이라 하여 한줄로 쌓은 산담도 있습니다.
제주 밭담 역시 쌓는 모양에 따라 외담과 접담, 잣담, 잡굽담 등으로 불립니다.
[김유정 / 제주문화연구소 해설사]
"계절별로 작물이 다르고 하늘에서 보는 그 아름다운 돌담의 선은 많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감탄을 자극하는 요소죠. 빼어난 경관 자체가 오늘날 세계문화유산을 방불시키는 그런 요인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모진 풍파에도 제주 밭담이 끄떡없이 제 자리를 지켜온 비밀은 돌과 돌 사이의 틈을 꼽습니다.
전체 돌담 면적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이 틈은 외풍으로부터 돌담이 받는 충격을 크게 완화시켜 줍니다.
[김태일 /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그 바람 구멍이 결국은 태풍이라든지 인간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당한 힘이 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돌담을 자연스럽게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 숨겨진 어떤 비밀이다."
얼기설기 감아 뻗은 송악 역시 제주 밭담이 세월을 이겨내는 역할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 해안과 섬에 분포하는 덩굴나무로 줄기와 가지에서 뿌리가 나와 단단하게 밭담을 지탱해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줄기와 잎은 약용으로 효과가 있고 겨울에는 노루나 소의 먹이로 이용하면서 오랜 시간 제주 밭담을 보전하고 제주인들의 일상 생활에서 깊숙히 스며들며 제주 밭담의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