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2(수) | 최형석
재일제주인 이주 100년 역사를 통해 우리가 기리고 감사해야 할 기억들을 기록해 나가는 기획뉴스 4번째 순서입니다.
70여 년 전 재일제주인이 민족교육을 위해 오사카에 세운 건국학교가 최근 일본 전국 고등학교 종합문화제에서 한국 전통춤으로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전통문화 분야에서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과 맞먹는 쾌거로 학교의 정체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최형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일본 오사카시에 위치한 한국학교인 건국학교입니다.
올해로 개교 78주년이 되는 이 학교는 지난 2000년 작고한 재일제주인 조규훈 선생이 민족교육을 위해 설립한 한국학교입니다.
조 선생은 조천읍 신촌리 출신으로 고향에 있는 조천중학교 설립에도 큰 역할을 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건국학교는 초창기 공업학교에서 출발해 현재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재학생 400명 가운데 70%가 재일 또는 주일한국인 자녀로 구성됐습니다.
최근에는 한류를 타고 일본인 학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학교 설립의 취지에 맞게 재일교포의 역사를 한 과목으로 편성할 만큼 민족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제주 4.3에 대한 교육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김수자 / 건국중고등학교 교장]
"왜 이렇게 많이 오사카에 제주도에서 왔는지 알고 계속 공부합니다. 공부하다 보면 식민지 지배, 4·3사건 문제가 나와요."
특히 최근에는 전국 전통문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학교의 정체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학교 동아리인 전통예술부가 지난 8월 열린 제48회 전국고등학교 종합문화제에서 문부과학대신상을 수상한 겁니다.
학생들의 수상 소식은 곧바로 교민사회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 전통무인 학춤으로 경연에 참가했는데 일본 학교가 아닌, 그것도 일본 전통공연이 아닌 참가팀이 최고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교민들은 교토 국제고의 일본 전국 고교 야구선수권대회 고시엔 우승과 견줄 정도로 큰 경사로 여기고 있습니다.
[김명홍 /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오사카본부 단장]
"가치 있습니다. (교토 국제고) 야구부 우승 하고 (건국학교) 전통문화제 우승도 똑같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건국학교 전통예술부는 이번 수상으로 도교 국립극장 초청으로 무대에 오르는 영예도 안았습니다.
제주와의 인연으로 매년 탐라문화제에도 초청돼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오사카 건국학교 전통예술부.
[최형석 기자]
"이번 건국학교의 수상은 일본 교민사회에서 교토국제고등학교 야구부의 고시엔 우승과 맞먹는 쾌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KCTV뉴스 최형석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