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주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여름 고온다습한 날씨로 그렇지 않아도 작황이 부진했던 콩은 물 폭탄까지 맞으면서 유례없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보도에 김지우 기자입니다.
약 2천 제곱미터의 콩 밭입니다.
콩 줄기와 잎자루에 검고 불규칙한 반점이 생겨 상품성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의해 발생하는 탄저병으로 이 밭의 절반가량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김지우 기자]
"노랗게 익어야할 콩이 거무스름하게 썩으면서 농가들은 한해 농사를 망칠 위기에 처했습니다."
생육기 잦은 비로 일부 콩은 아예 자라지 못해 밭 곳곳은 흙만 무성합니다.
그나마 온전하게 자란 콩도 최근까지 비 날씨가 반복되면서 수확 시기를 놓쳤습니다.
이제는 수확을 하더라도 상품성이 없어 농가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산지 폐기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창욱 / 콩 농가]
"(농사한 지) 50년 넘었는데 지금까지 11월 들어서 이렇게 비가 와서 수확 못했다고 하는 건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심정이라면 이루 말할 수 없겠죠. 벌써 이 콩은 수확이 끝나서 창고에 보관해야 될 콩들이거든요."
설상가상 지난 1일 구좌지역에 쏟아진 210mm의 기록적인 폭우로 콩들이 젖으면서 당분간 수확은 커녕 추가적인 병해충 피해가 불가피해졌습니다.
[김완민 / 구좌농협 과장]
"앞으로 3일에서 5일 내 비 날씨가 더 진행됐을 때는 농가 분들의 폐작 신청이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폐작 신고 부분에 대해서 행정에서 경영비 보전이든 일정 부분 지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도내 콩 재배면적은 4천900여 헥타르로 콩나물의 재료가 되는 국내 나물콩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례적인 무더위에 물폭탄까지 덥치면서 생산량은 평년 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원은 추가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방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
김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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