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으로 황폐화된 제주에 학교가 지어지고
청소년들이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데는
광복 전후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 제주인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학교를 짓기 위해 산을 매입해 그 나무를 베어 고향으로 보내는가 한면 마을회관 건립이나
도로 포장에 필요한 성금을 보내며
다양한 방식으로 고향을 지원했는데요.
이들의 남다른 고향 사량을 기리는 공덕비가
이르면 내년,
재일제주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일본 오사카에 설치될 전망입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달 한 초등학교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학교 발전 기금을 전달하기 위해
일본에 살고 있는 현부지씨 가족이 방문한 겁니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기부해 오고 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대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그의 부친 역시 학교 도서관 건립 등
고향에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면
거금을 쾌척하는 일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 현부지 / 재일제주인 2세 (지난 달 12일 )>
"기부를 계속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고 다음에 아들이 해 줬으면 합니다.
아이들이 훌륭한 어른이 되는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이 학교에서
대통령이 나왔으면 합니다."
4.3으로 거의 황폐화 된 제주에 학교를 짓고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었던 데는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 제주인들의 숨은 도움이 컸습니다.
학교 건립에 필요한 목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본에서 화물선으로
직접 공수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될 정돕니다.
<인터뷰 : 김경화 조천중 7회 졸업>
"일본에서 산을 하나 샀답니다. 사가지고 산판에서 나무 끊으는 것을 전부 거기서 우리 교포들이 감독을 해서 한국으로 실어보내고... "
이 밖에도 마을회관 건립이나 도로 포장,
전기 시설 설치 등
고향 발전에 필요한 일이라면 매번 성금을 모아 보내왔습니다.
이들 재일 제주인들의 고향 사랑을 기리기 위한 공덕비가
처음으로 일본에 설치됩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들의 공헌 내용을
한국어와 일어로 쓴 최대 2미터 높이의 공덕비를 제작해
내년 1월 일본에 설치할 방침입니다.
건립 예정지는
재일 제주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일본 오사카 코리아타운 내 공원이나
재일동포가 운영하는 민족학교 등이 거론됩니다.
[ 김명기 / 제주도교육청 제주교육박물관장 ]
"저희들 학교 설립이라든지 발전에 공헌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감사의 뜻과 재일제주인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서 일본 오사카 현지에 공덕비를 건립하려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
현재 제주 70여군데 마을에는
재일 제주인들의 도움을 잊기 않기 위해
298기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처음으로
제주 도민들의 뜻을 모은 비가
재일 제주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일본으로 건너가
그들의 고향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