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5km 낙하"…항포구 다이빙 '왜 위험한가?'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5.07.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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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항포구에서 다이빙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지 마비 같은 중상이나
심지어 사망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데요.

안전 사각지대 항포구에서
무모한 다이빙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획뉴스를 마련했습니다.

5미터 높이에서 다이빙하면
시속 35km의
차량 교통사고와 맞먹는 충격이 가해지는데
수심이 시시각각 변하는 포구에서는
더욱 치명적인 사고와 부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김용민, 김용원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여름철이면 핫플레이스가 되는 마을 포구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물놀이객들이 몰려듭니다.

한여름 바다에 몸을 던지는 다이빙은
무더위를 한번에 날리고
자유 낙하의 쾌감까지 더해줍니다.

숙련자 초보자 할 것 없이
물 속으로 뛰어들 정도로 중독성이 강합니다.

<최민화 서울시>
SNS에서 봤는데 수영하기 좋을 것 같아서 왔어요.

<윤여주 경기도>
"다이빙해보고 싶어서 왔어요. 요즘 너무 덥잖아요.
물속에 시원하게 뛰어들고 싶어서 SNS로 찾아보고 오게 됐습니다. "

하지만 항포구는 피서철 안전사고와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 5년 동안 항포구 익수사고는 100건이 넘고 25명이 숨졌습니다.

다이빙으로 인기가 높지만
정작 항포구는
다이빙에 취약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포구 위에서는 바다 깊이를 종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썰물때가 되자 포구를 채웠던 바닷물이 금세 빠져나가고
선박도 선체 바닥을 드러냅니다.

얼마나 빠르게 수심이 달라지는지 취재진이
직접 포구에서
바다 깊이를 측정해 봤습니다.

2미터 20cm였던 수심이 10cm까지 내려갔습니다.

측정 두 시간 만에 2미터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수심이 웬만한 성인 키보다도 낮아지는
취약 시간대에도
다이빙은 멈추지 않습니다.

포구에서 해수면까지 높이는 약 5미터.

수심 1.5미터 내외까지 내려간 얕은 바다로
자유 낙하하는 다이빙은
교통사고와 맞먹는 위험을 안고 있었습니다.

<노병주 제주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사람이 최초 5미터 높이에서 가지고 있는 위치에너지 자체는 보통 가지고 있는 질량과 중력가속도, 높이를 곱해주면 가지고 있는 에너지양을 계산할 수 있고요. 최초 가지고 있던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이제 전환이 되고요. 해수면에 도달했을 때 이 사람의 속도는 시속 35km 정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입수를 하게 되겠고요.
하지만 문제는 수심이 얕을 경우에는 충분히 에너지를 상쇄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에 바닥에 부딪혀서 사고들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어느 정도 높이는 확보돼야 한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최소 3미터 정도는 확보돼야 한다. "

잘못된 자세는 사고나 부상 위험을 더 키웁니다.

수면과 닿는 신체 면적이 넓을수록
더 많은 충격이 더해져
어깨나 허리, 관절 등에 부상을 일으킵니다.

<권순민 중앙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높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면 수심이 깊더라도 사람이 떨어질 때 수면에 닿는 충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형외과적으로는 단순 타박상에서부터 심한 경우에는 골절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더 큰 문제는
바다 속에서 일어납니다.

얕은 바다로 뛰어 든 순간
날카로운 바위나
포구 구조물이 위협하고
충돌 직전의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무엇보다 머리에 부딪힐 경우에는
회복 불가능한 신체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제주 바다에서 다이빙 사고로
34명이 목뼈 부상을 입었고
사고 당시 평균 수심은 1.4미터 내외였습니다.

경추라고 불리는 목뼈는
다이빙 사고에
가장 취약하고 부상에도 치명적입니다.

<김민기 중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심한 손상 같은 경우, 대표적으로 머리와 경추 손상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심이 낮은 곳에 다이빙을 할 경우 머리부터 부딪히게 되면서 머리뼈 골절이나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요.
수심이 낮은 곳에서 머리나 경추가 충격을 받을 경우에는 큰 손상이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고 또 다이빙 사고로 오신 환자 대부분은 남자들이 제일 많습니다."


더구나 항포구는
안전요원도 없기 때문에
구조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지 마비 환자는 구조가 늦어지면서
저산소증으로 숨질 수 있다고도
경고하고 있습니다.

<김민기 중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포구처럼 안전요원이 없는 곳에서 다이빙을 했을 경우 머리부터 낮은 수심에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신경 손상이 있을 경우 구조해 줄 수 있는 안전요원도 없는 상태에서 머리나 경추 손상으로 사지 마비가 발생했을 경우 바로 치료를 한다 해도 장애가 남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할 수 있고
구조가 늦어져서 발견이 늦어지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

실내 수영장 같은 정식 시설에서
다이빙 높이에 따른 최소 수심을 규정하고
일반인의 다이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항포구에서는 이 같은 통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수영과 다이빙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나 난간 설치가
사고 예방 조치의 전부입니다.

물놀이객 대부분이
제주 바다가 생소한 관광객들로
다이빙의 위험성이나 사고 심각성에 대해선
인식 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병주 제주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항포구는 사실 이제 어느 정도 수심인지 현재 밀물이나 썰물인지 주어지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런 정보 없이 무작정 다이빙을 하는 것은 굉장히 본인의 생명을 내놓고 하는 다이빙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굉장히 위험한 행위라고 판단됩니다. "

안전사고 사각지대지만,
물놀이 명소로 더욱 유명해지면서
제주 항포구에서 목숨을 담보한
위험천만한 다이빙은
밤낮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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