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뉴스> '교권의 무게, 제주교육의 상처'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25.12.24 09:05
올 한 해 제주교육계를 가장 깊은 슬픔과 논란 속으로 몰아넣은 사건은 바로 고 현승준 교사 사망 사건이었습니다.
교사의 죽음은 교육계 전체에 큰 비탄을 안겼고
진상조사와
책임 공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남은 의문과 불신은
교육 현장의 교권 문제를 다시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월, 제주시 모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현승준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교육 현장은 깊은 충격과 비탄에 빠졌고
제주교육계 전체가
교권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마주하게 됐습니다.
사건 직후 학생 가족의 '갑질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습니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조사 끝에 교권침해 사실을 인정했지만
경찰은 수개월간의 수사 끝에 무혐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신뢰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인터뷰 현경윤 / 전교조 제주지부장 ]
"학교 선생님들은 민원 대응시스템은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내가 풀어야 될 문제구나 자포자기하거나 개인의 역량, 자기의 무능 이런 것들로 책임을 돌리는 것들이 좀 짙어질까 봐 그런 것들이 좀 걱정이죠."
이후 관심은 제주도교육청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 쏠렸습니다.
그러나 발표가 지연되면서 학부모와 교원단체의 불만이 커졌습니다.
뒤늦게 공개된 진상보고서에서는
학교 측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결론이 담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경징계 처분만을 요구해 또다시 공분을 샀습니다.
[녹취 강재훈 / 제주도교육청 감사관 (지난 4일) ]
"민원 대응팀 작동 여부와 관련 관련해서 학교 측에서는 교장이 민원인과 통화를 한 사실과 내부 협의가 있었기 때문에 작동되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으나 민원 처리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
유족은 교육청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독립적인 외부감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박두용 / 교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스스로 수사하는 경우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당연하게도 독립된 외부 감사를 통해서 성역 없는 조사, 객관성과 신뢰성이 있는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이 故 현승준 선생님의 명예를 회복할 유일한 해법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광수 교육감은
“자체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외부감사 수용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고 현승준 교사의 죽음은
제주교육계에 교권 보호의 허실을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와 교육청의 진상조사, 그리고 논란이 된 징계 결정까지…
교사들에게
얼마나 취약한 구조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주교육계가 이 사건을 교훈 삼아
실질적인 교권 보호와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