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소리, 기호로 읽는다"…제주대 연구팀 성과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26.03.19 15:07
제주대학교 연구진이 돌고래의 고유한 소리,
이른바 '시그니처 휘슬'을 기호화해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세계 각지 돌고래 개체군의 특성을 구분하고 연구하는 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
인공어초에 설치된 수중 음파 수집기가
바닷속을 오가는
돌고래들의 소리를 포착합니다.
이 장비는 수중에서 발생하는 음파를 장시간 기록해
연구진에게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제주대학교 김창수 박사 연구팀은
이렇게 수집된 수천 시간 분량의 음향 데이터를 분석해
돌고래의 '시그니처 휘슬'을 분류했습니다.
시그니처 휘슬은
돌고래가 자신의 이름처럼 사용하는 고유한 소리로
무리 안에서
서로를 인식하고 소통하는 데 쓰입니다.
그동안 세계 연구자들은 시작,종료 주파수, 최고·최저 주파수,
지속 시간 같은 단순한 수치,
이른바 ‘스칼라 파라미터’에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돌고래 소리의 전체 윤곽만 보여줄 뿐
내부의 미세한
굴곡 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김 박사팀은 'DAS 인코딩'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제안했습니다.
소리의 주파수 곡선을 ‘하강(Descent)’, ‘상승(Ascent)’,
‘유지(Static)’ 세 가지 기호로
분절해 내부 구조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인터뷰 김창수 /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
"돌고래 휘슬이라는 특정 소리가 있는데요. 그 소리의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파라미터를 사용해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하다 보면 그 방식이 모호성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모호성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안을 했고요. "
이 방법을 적용한 결과
기존 방식이 개체군 특성을 60% 수준으로만 설명했던 데 비해
DAS 인코딩은
무려 90%까지 설명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제주, 미국 플로리다, 지중해 돌고래 개체군을 비교했을 때도
세 집단을 명확히 구분해냈습니다.
[ 김창수 /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
"제주 돌고래 같은 경우에는 스테딕이라고 주파수가 안정적인 휘슬 구간을 많이 사용하고요. 미국 플로리다 주에 살고 있는 돌고래와
비교했었는데 거기 돌고래들은 오르내림이 상당히 많이 반복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한 군집은 지중해에 살고 있는 돌고래인데요.
그 돌고래들은 오르내림하고 또 평탄을 유지하는 세 가지를 균일하게
다 사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에 발표됐으며
분석 코드와 데이터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됐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 준위협종으로 분류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이번 성과는 단순한 음향 기록을 넘어
개체군 구조 파악과
장기 모니터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