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마쿠사 돌고래 관광이
수십 년간 굳건히 유지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생계가 걸린
지역 어민들의 배려와 이해,
그리고 행정과 사업자가 함께 만든
훌륭한 공생 거버넌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 직접 환경보호비를 걷고
아이들에게
돌고래를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환경의 가치로 가르치는 미래 세대 교육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지우, 박병준 기자가 일본 아마쿠사시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일본에서도 해류가 매우 빠르고 거세기로 유명한 아마쿠사 바다.
그물을 이용한 조업이 쉽지 않은 이곳에서는
외줄 낚시와
이른바 스모구리라는
전통 잠수 조업이 주를 이룹니다.
제주의 해녀처럼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돌고래가
그물에 얽히는 사고가 줄어
인간과 돌고래의 공존을 가능케 했습니다.
<인터뷰 : 이쓰와 / 아마쿠사 어업협동조합 지소장>
"외줄 낚시와 맨몸 잠수 어업이 중심이다 보니, 어장을 망치는 일이 적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최근에는 돌고래가 얕은 바다까지 들어와 그물을 찢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사실 어민들이 꾹 참고 양보해 주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생계가 걸린 바다를 공유하는 만큼
과거에는
어민과 관광 사업자 간에 갈등과 마찰도 존재했습니다.
이때 아마쿠사시는
명확한 원칙을 세워 중재에 나섰습니다.
관광 사업자들에게
어민들의 양보와 인내에
먼저 감사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설득하며
양측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습니다.
<인터뷰 : 바바 쇼지 / 아마쿠사 시장>
"관광 사업자들은 돌고래를 쫓아내지 않고 어업을 이어가는 어민들에게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관광객들 역시 돌고래를 보며 바다 환경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두가 상생하는 공존 구조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으며, 지금은 그 중간 단계쯤에 와 있습니다."
돌고래가 살기 좋은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관광 사업자들도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파격적인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승선료를
기존 3천 엔에서 3천5백 엔으로 자발적으로 올렸습니다.
추가된 500엔은 전액 환경보호비로 적립해
고스란히 해양 쓰레기를 치우고
선박의 안전 설비를 갖추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1년에 한 번
전국의 관광객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해안 청소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단순한 자원봉사가 아닌
어른 1,500엔,
어린이 1,000엔의 참가비를 내야 쓰레기를 주울 수 있습니다.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지켜야 할 만큼
바다 환경이 소중하다는 가치를 몸소 체험하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인터뷰 : 노자키 타키코 / 돌고래 관광 사업자>
"이곳 아마쿠사의 돌고래들은 어민, 지역 주민들과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돌고래들이 안심하고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 생활 환경을 깨뜨리지 않으려면 '우리가 배려하며 조용히 지켜봐야 한다'고 관광객들에게 설명해 드립니다."
이러한 공생의 철학은 교실을 거쳐 미래 세대로 이어집니다.
아마쿠사시는 예산을 투입해
시내 초등학교 4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돌고래 생태 교육과 현장 체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학생들을
생태관광 가이드로 양성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하라다 / 아마쿠사시 시민환경과 돌고래 담당자>
"초등학교 4학년 약 600명을 대상으로, 관광 사업자와 어부들이 어떻게 훌륭히 공존하고 있는지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장을 직접 본 아이들이 '그럼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스스로 생각하고 쓰레기 줍기 등을 실천하며, 돌고래가 사는 우리 고장의 훌륭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입니다."
제주에서도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4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가
남방큰돌고래 서식지로는 처음으로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보호 대책이 없어
남방큰돌고래의 낚싯줄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이해관계자 간의 합의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클로징 : 김지우>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한 새로운 제도 도입 논의와 더불어, 현장에 즉각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존 규칙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곳 아마쿠사처럼 관광 사업자와 어민, 지자체가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할 시점입니다. 일본 아마쿠사에서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