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V 제주방송은 일제가 제주에 만든 대표적인
전쟁 유적지인 가마오름 동굴진지 일부가
붕괴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이번 사고 역시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매입한 문화유산이
매장돼 있는 오름에서
대규모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붕괴 위험에 대한 사전 경고는 철저히 무시됐습니다.
이정훈기자가 보도합니다.
일제의 전쟁 야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가마오름 동굴진지입니다.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동굴진지 천장 일부가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2004년 전쟁역사평화박물관으로 개장 후
동굴진지가 무너지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 역시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입니다.
올 봄 재선충병 감염목이 동굴진지가 있는 가마오름에서 발견되자
제주시는 방제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동굴진지 바로 위에서 대규모 중장비를 동원한 방제 계획에 붕괴를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랐습니다.
[인터뷰 임덕부 /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 해설사 ]
"산이 전부 땅굴이 연결돼 있고 일부 지층은 얇아서 포크레인이 잘 못
다니면 (땅이) 푹 꺼질 수 있다고 몇번이나 주의를 주었고.."
하지만 현상변경 허가신청 조건이 까다로운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니란 이유로 이 같은 주변의 경고는 철저히 무시됐습니다.
결국 한달동안 대규모 벌목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번 동굴진지 붕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더욱이 무리하게 추진한 재선충병 방제 작업도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제주시는 국가시설 주변에 있는 감염목에 대해서는 시설 파손을 우려해
아예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실제 가마오름 곳곳에는 여전히 재선충병 감염목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방제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소중한 문화유산만 훼손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홍경희 / 제주도의회 도의원]
"우리는 제주에 펼쳐진 역사 현장도 (보전)하지 못하고..다른 나라는 없는 역사도 만드는데 있는 역사현장도 제대로 관리못하고 (있어요.)"
등록문화재 제308호인 가마오름 동굴진지는 2년 전 문화재청이 27억원의 혈세를 들여 매입한 후 제주도에 관리를 맡겼습니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허술한 관리가
소중한 제주의 문화유산을 훼손하고
추가로 혈세까지 투입해야 할 상황을 낳고 있습니다.
KCTV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