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빨라지는 침식…'오름의 경고'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0.01.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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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오늘도 제주의 오름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훼손이 심각해지며 이같은 침식 현상도 가속화 되고 있는데요.
제주의 소중한 보물인 오름, 이대로 괜찮을 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들여다 보겠습니다."

제주 동부 지역의 대표오름인 용눈이

각종 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오름 훼손은 심각한 상태.

탐방로는 훼손되고
주변은 땅이 깊게 패였습니다.

오름 분화구에 다가갈수록
이같은 현상은 더 심합니다.

<김도규/ 대구광역시 남구>
"보기에 안 좋죠. 타지에서 온 사람 입장에서는 안타깝고 그렇죠."

#백약이오름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땅이 패이는 현상인 답압 단계를 넘어
오름 지표면이 깎여 내려가는
침식현상이 제주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동거문이 오름
탐방로 매트는 사라져 버렸고
주위로 거대한 강이 흐른듯 곳곳이 깊게 패였습니다.

오름 기슭은 폭격을 맞은 것 처럼 깎여
군데 군데 높은 절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수희 기자 >
"오름 경사면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오름은
마치 누군가 갈기갈기 찢은 듯 처참합니다.

토양 침식 가운데
가장 심각한 단계인 협곡 침식이 발생한 겁니다.

침식으로 벌어진 오름의 틈은
성인 몸 하나가 들어갈 만큼 벌어졌습니다.

#알오름
경사면 절반 가량이 무너져
능선을 와전히 잃은 오름도 있습니다.

<이윤희 / 서울특별시 성북구>
"침식되고 파여서 이렇다면 오름을 오르지 말고
보기만 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주 대부분의 오름을 구성하고 있는 토양은
송이라 불리는 화산 쇠설물.

일반 암석과 달리 쉽게 부서지는게 특성이라
한번 침식이 발생하면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안웅산 /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지질학박사>
"표면에 있는 토양을 따라 빗물이 모이고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오름에 깊은 계곡이 형성되기도 하고
물길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크게 침식이 발생합니다.
일단 침식이 한번 발생하게 되면 송이들이
안전각을 이루는 단계까지 침식이 가속화 되는 겁니다."

오름 침식 현상은 불과 몇년 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제주 서부지역에 위치한 당오름 역시
탐방로를 중심으로 침식이 진행돼
경사면이 거의 무너져 내렸습니다.

<문수희 기자>
"이곳은 탐방로가 거의 사라졌는데요. 걷기에도 굉장히 위험합니다."

전문가들은
답압현상으로 오름 곳곳에 물길이 생기고
기후변화로 최근 찾아진 집중호우가 더해지며
오름 침식이 가속화 되고 있다 말합니다.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사>
"탐방을 제한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탐방객이 함께
공유하게 할 것입니다. 오름에서 어떻게 탐방해야 하는지를
탐방자 스스로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13년 째 휴식년제를 실시하며
탐방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도너리 오름을 살펴봤습니다.

아직도 무너진 경사면은 복원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KCTV 뉴스를 통해
오름의 답압현상과 토양 유실 문제 등을 지적하길 수차례.

하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오름 침식 현상이
전염병 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실태 파악 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오름 침식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길을 따라 진행되는데,

깎여나간 오름 구성물이 그대로 해안가로 흘러가고 있어
이대로라면 오름이 완전히 소멸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금이라도 체계적인 연구를 통한
중장기적인 보호 대책이 나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송시태 /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오름을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한, 두 오름을 타겟으로 해서
보전 방안을 연구한다면..."

침식돼 사라진 오름 1cm가
복구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최소 2백년.

<문수희 기자>
"현장을 둘러보니 오름의 훼손과 침식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이 상황이 계속 된다면 우리가 가꾸고 지켜야 할
오름은 사라져 버릴지 모릅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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