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무상교육 예산 '네 탓 공방'…갈등 재점화?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0.11.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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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전국 최초로 고등학교 수업료를 전액 면제하고 이어 무상급식까지 도입하면서 무상교육 선도지역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상교육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놓고 제주도와 교육청은 줄곧 양보 없는 갈등을 벌여 왔는데요.

올해도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형석 , 김용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2년 전,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무상 교육 시대를 열었습니다.

읍면과 동지역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입학료와 수업료 등을 받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이후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무상급식비 지원에도 합의하면서 무상교육 선도지역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시행 3년 째를 맞는 올해 무상교육 추진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교육청이 100% 부담했던 무상교육비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분담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첫 해인 올해 고등학교 2,3학년 무상교육을 위해 제주지역의 경우 지방단체인 제주도가 부담해야 할 몫은 19억 원이지만 아직까지 별도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모든 학년으로 전면 확대되는 내년에 전체 24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고 이 가운데 제주도의 부담금은 29억원이지만 최근 편성한 내년 예산에 역시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줄 생각이 없는 제주도와 달리 제주도 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제주도 부담분을 아예 못박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석문 교육감은 교육청 자체 판단이 아닌 정부와 법에서 정한 예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주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석문 / 교육감>
"정부 정책과 법률에 의해서 예산이 돼있기 때문에 그것에 근거해서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협의할 일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습니다"

제주도의 예산 지원을 기정사실화 하고 무상교육을 밀어부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역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KCTV뉴스 최형석입니다.



무상교육비 예산 갈등을 놓고 제주도와 교육청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제주도는 교육청에 주는 전출금 비율이 지난 2017년 3.6%에서 5% 상향되면서 17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재원을 활용해 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다며 추가 지원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송종식 /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국장(지난 13일)>
"도세 전출금 상향 지원으로 연간 170억 원이 들어갑니다. 그걸 갖고 무상교육 재원으로 기반이 마련돼 있는 상황에서 학생 학부모에게 주는 공무원 자녀 학자금 등이 없어졌는데 그런 과정에서 올해부터 무상교육이 시행되고 내년에 모든 학년에 시행되는데 추가로 부담해라 이건 법령 취지에도 안 맞고.."

반면 제주도교육청은 무상교육 예산은 일반 전출금과는 지원 근거가 엄연히 다른 만큼 제주도는 고시에서 정한대로 무상교육 예산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초 무상교육 예산은 교육행정 협의회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실무진들의 3차례 회의에도 결론이 안나면서 끝내 안건 상정은 불발됐고, 결국 협의회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청이 내년도 예산 반영으로 불을 지피면서 제주도와 교육청의 예산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 기관은 그동안 주요 교육 현안 추진 과정에서 번번이 충돌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8년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제주도는 교육청이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예산을 달라고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당시 도정질문에서 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을 맡긴 돈 찾아가듯이 내라고 한다며 단순히 교육감 공약이라고 무조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후 이른바 통큰 결단을 하면서 무상급식 예산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이후 제주도의 학교 보행로 확보 요구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학교 울타리를 내어주는 것은 대단히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히는 등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무상교육 예산안은 이번 제주도의회 도정질문과 교육행정질문, 그리고 예산 심사에서 화두가 될 전망이지만 두 기관이 팽팽히 맞서는 이상 의회의 중재역할은 한계가 있습니다.

정치적 타협으로 다시 한 번 통 큰 합의가 이뤄질지 아니면 갈등 현안이라는 꼬리표가 달릴지 3년째를 맞은 무상교육 정책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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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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