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1천억 투입해도 '제자리 걸음'
허은진 기자  |  dean@kctvjeju.com
|  2021.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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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진 기자>
"도민들의 발이라 불리는 제주 버스,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지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는 제주 버스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직접 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무작위로 버스를 타봤습니다.

승객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버스가 출발합니다.

하차하기 위해서는 미리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합니다.

급출발과 급정거가 잦은 탓에 원하는 정류장에 내리기 위해서 버스 통로를 달리기도 합니다.

<현권순 / 서귀포시 정방동>
"벨 울렸을 때 목적지에 내리려고 했을 때 완전 정차 후에 내리라고도 그러는데 손님들도 제각각이겠지만 그런 게 위험성이 좀 있는 것 같고..."

등하교 시간 버스는 혼잡하기만 합니다.

하교시간에 학생들이 하나 둘 올라타더니 어느새 버스는 발디딜틈 없이 가득 찼습니다.

한 승객은 내리기 위해 복잡한 틈을 비집고 말 그대로 헤쳐나갑니다.

<버스 이용객>
"애들 등교시간이나 오후 하교시간에는 급하고요. 그 외에 낮에는 사람들 많이 안타요."

하차태그를 토대로 과밀노선과 시간 등을 분석하고는 있지만 이에 따른 노선 개편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정해진 버스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기도 하고, 버스가 정류장에 서지 않고 지나치기도 합니다.

<버스 이용객>
"빨리 올 땐 너무 빨리 오고요. 늦을 땐 너무 늦고요."

<버스 이용객>
"버스가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잘 보고 지나가야 하는데 그냥 세우지도 않고 사람이 타려고 준비하는데 그 버스는 그냥 지나가버리더라고요. 그쪽에 사람이 있는데..."

기사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일찍 도착하더라도 규정상 정류장에 4분 이상 정차 할 수 없고 뒤 따라 들어오는 다른 버스와 때에 따라 달라지는 교통상황에 시간을 철저히 지키기란 어렵습니다.

게다가 정류장 출도착 시간을 기준 이상 초과하면 직접 과태료를 내야합니다.

<버스 운전자>
"버스가 신호등 보고 달리는데 언제 정확하게 맞춰서 거기를 들어가요? 요즘에는 비행기도 이렇게 늦을 수도 있는 건데 버스가 무작정 빨리 달리는 거 아니잖아요."

<버스 운전자>
"이게 시간하고 막 싸우다 보면 빨리 달리게 되고 다른 시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좀 빨리 가고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천천히 다니라고만 하지 말고 시간을 좀 넉넉하게 줬으면 합니다."

지난해 제주도에 접수된 355건의 버스 관련 불편 신고 가운데 무정차는 193건, 시간 미준수는 38건이었습니다.

위반사항이 확인된 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140건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고 운송 업체에 대해서는 74건의 과징금이 청구됐습니다.

<허은진 기자>
"매해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준공영제 시행으로 매해 투입되는 예산은 약 1천억 원.

이 가운데 340억 원가량이 도민 대상 교통복지 혜택으로 제공되는 전체 단일 요금과 환승 할인에 따른 비용, 만 70세 이상 교통비 지원 등에 해당됐습니다.

하지만 버스 이용객들은 여전히 준공영제에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오혜성 / 제주시 애월읍>
"별로 안 다니는 버스도 많아가지고 외곽지역 사시는 분들은 한 30분 기다려야 되거나 많이 기다리셔야 되니까..."

<버스 이용객>
"전용차로가 있지만 시내 가면서 전용차로 위반하는 차량들이 많아가지고 실제로 전용차의 빨리 도착하는 그게 좀 없는 것 같아요."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버스가 차지하는 수송분담률은 14.7%

전국 평균보다는 높지만 준공영제가 도입된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0.5%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준공영제가 시행된 이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겁니다.

<오명수 / 제주도 대중교통과 운송지원팀장>
"준공영제 실시한 이후 3년이 경과했기 때문에 3년 동안의 준공영제 성과 평가와 노선 개편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용역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허은진 기자>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되며 도민들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관련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만큼 버스 운영과 노선 개선 등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 입니다."
기자사진
허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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