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제주섬 점령한 개민들레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1.06.09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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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 때 쯤이면 제주 곳곳에서 이런 노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대표 외래식물 가운데 하나인 서양 금혼초, 이른바 개민들레인데요.

이 식물이 제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도로변 화단 곳곳 샛노란 민들레가 피었습니다.

긴 줄기에 매달린 채 살랑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정화자 / 충청북도 보은군>
"꽃 보면 기분 좋지. 민들레 꽃 예쁘고 여기는 유채꽃도 예쁘고 그렇잖아."

<전성호 / 제주시 용담동 >
"(꽃이) 활짝 핀 게 좋고 운동도 하러 오면 꽃도 보고. 우리 아들도 같이 와서 여기서 사진도 찍고."

제주에서 쉽게 보이지만 유럽에서 건너온 외래식물인 서양금혼초입니다.

개민들레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른 봄에만 꽃을 피우는 토종 민들레와 달리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 게 특징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와 무서운 속도로 제주 전역에 퍼지고 있습니다.

제주시 조천읍 만세동산입니다.

기념탑 주변으로 노란 민들레가 만발했습니다.

동산 곳곳에 군락을 이룬 채 빈틈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
"번식력이 강한 개민들레가 자라기 시작하면서 이 일대 잔디밭을 온통 점령했습니다."

조금이라도 흙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쉽게 개민들레가 발견됩니다.

항파두리 토성 가득 노란 꽃이 수놓았습니다.

포자로 번식하는 민드레의 특성상 바람을 타고 날아간 홀씨가 흙을 비집고 자리를 잡으면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해안가에도 자리잡았습니다.

어느새 노란 꽃은 지고 홀씨만 잔뜩 남아 바람을 타고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환경부는 개민들레를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했습니다.

잎이 바닥에 넓게 퍼져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없게 하면서 토착 식물들이 자라는 걸 방해한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매년 개민들레 개화시기가 돌아오면 그야말로 전쟁이 시작됩니다.

예초기로 민들레 줄기를 베어버리고, 지난해부터는 행정에서 단체를 선정해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도심 공원이나 오름 등 개민들레가 많이 발견되는 장소를 정해 집중 관리하는 겁니다.

<강호준 / 서귀포시 환경관리팀장>
"올해도 사업비 4천만 원을 투입해서 서귀포시 지역 4곳에 대해서 집중 작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백약이 오름, 서귀포시 영어교육도시 등 4곳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제거 작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개화시기 전후로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확산 속도를 따라 잡는 건 역부족입니다.

<강홍협 / 서귀포시 새마을 부녀회>
"풀(잎)보다 더 깊게 빼야 돼요. 그러면 이렇게 흔들리잖아요? 흔들리면서 이 뿌리가 (나오는 거죠). 이게 뿌리예요. 이 뿌리로 다시 (개민들레가) 번지거든요. 이 뿌리를 얼른 다 빼야 돼요."

매년 이뤄지는 제거작업에도 개체수가 줄지 않자, 이를 이용해 보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개민들레 연구를 통해 지난 2010년에는 염증 완화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특허까지 받았지만 관심 갖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며 상품으로 상용화되진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동안의 성과도 흐지부지 사라져버렸습니다.

<개민들레 전 연구진>
"식품이든 의약품이든 (상용화) 하려면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잖아요. 사람에 적용을 하는 그런 (연구 같은) 게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그 역시도 3,4억 원이 필요한 거예요."

가장 큰 문제는 개민들레가 제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생태계 교란 우려에도 수십 년 동안 기본적인 모니터링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정확한 분포나 토착 종의 피해 정도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연옥 /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
"들이나 벌판에 많이 자라는 종이다 보니까 관리해야 된다는 필요성이나 연구 목적이 적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 있는 서양 금혼초를 대상으로 어느 정도 면적을 가지고 모니터링해 봐서 어떤 (토착)종들이 사라지고 (개민들레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고 있는지를 관찰 카메라나 시기별 모니터링을 …. "

<김경임 기자>
"외래 식물인 개민들레가 제주로 유입된 지 수 십 년이 됐지만 여전히 제거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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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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