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꽁꽁 숨는 불체자…사각지대 속 방치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1.08.3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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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지난해 3월,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자 수 백 명의 불법체류자들이 제주를 빠져나가는 항공편에 탑승하기 위해 이 곳에 몰렸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만 명 가량의 불법체류자들이 제주에 머물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 속에서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해 보겠습니다."

새벽 시간. 제주시내 인력소개소로 가봤습니다.

동이 트자마자 일자리를 찾으러 나온 인부들.

혹시나 외국인노동자도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인력소개소>
"(여기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 만나고 싶은데요.) 아 여긴 하나도 없어요. 왜냐면 외국인 쓰면 (법에) 걸린다해서..."

불법이라 외국인 고용이 안된다면서도 어디가면 만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인력소개소>
"저기 보이는 분들이 외국인일 거예요. (어디요?) 이쪽 건너편."

알려준 인력소개소로 가봤습니다.

이 곳에서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던 외국인 2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불법체류 추정 외국인>
"(혹시 어느나라 사람이세요?) 우즈베키스탄. (한국에는 어떤 일로 오신거예요?) 아르바이트."

요즘엔 불법체류자들이 인력거래소로 직접 찾아오는 일은 드물고 암암리에 브로커들을 통해 작업 현장에 투입되는게 보편적입니다.

<○○인력소개소>
"길에 있으면 일 시킬 사람들이 와서 차로 데려가요."

농촌 지역으로 가봤습니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읍면지역에서는 불법체류자들을 보다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농민>
"(인부들 불법체류자구나...) 다 불법체류자지. 정상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몇있어..."

취재진이 다가가자 밭 일을 멈추고 트럭 뒤로 몸을 숨기는 남성 2명.

모두 불법체류자 입니다.

<불법체류자>
"(태국에서는 언제 오셨어요?) 2년. (2년?) 네."

또 다른 밭에는 인부 열명 중 여덟명이 외국인 입니다.

<불법체류자>
"(다 중국인이에요?) 맞아요. 모두 중국인이에요. (제주에는 어떤 일로 오셨어요?) 여행하러 왔어요. (누가 일 소개해줬어요?) 친구요. (중국인 친구요?) 맞아요."

농민들은 요즘은 일손이 너무 부족해 불법체류자들도 웃돈을 주고 데려오는 처지라고 하소연 합니다.

<농민>
"하우스도 많다보니까 얘네(불법체류자) 없으면 농사를 못 짓기 때문에...놀지 않아요. 얘네들..."

혹시 모를 단속에 대비는 필수입니다.

<농민>
"얘네(불법체류자)들을 법무부가 와서 데려가려고 하면 우리가 숨길 수 있어요. 한 2년전에 법무사 직원들 와서 중국인들 다 데려갈 때 무지 싸웠어요. 그럼 너네가 마늘 심고 가라고..."

고된 노동력을 요하는 1차 산업 현장에선 여전히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수소문 끝에 불법체류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5,6년 동안 숨어 지내고 있는 불법체류자들.

인터넷 등에 올라온 구인글을 보고 일자리를 알아본다고 합니다.

<불법체류자>
"인터넷 보고 일 찾아요."

이들 역시 코로나 감염이 가장 무섭지만 신분이 들통날까봐 백신은 고사하고 병원 조차 갈 수 없습니다.

<불법체류자>
"(뭐가 제일 무서워요?) 일하고 몸이 아파도 병원 못가요."

일부 고용자들은 이런 불법체류자들의 신분을 악용하기도 합니다.

서귀포시 모 수산물 가공 공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체류자 신분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한달여간의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불법체류자>
"돈 못 받았어요. 그 사장님이 계속 이번주, 다음주, 이번달, 다음달 말하고 약속도 안 지켜요."

근로법은 물론 불법체류자들은 방역 사각지대에도 놓여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불법체류자를 비롯한 외국인의 백신 접종률은 1% 남짓.

행정은 잡아가지 않을테니 백신을 맞으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불법체류자 입장에선 와닿지 않는 겁니다.

지난 6월 기준 제주도내 불법체류자는 1만 2천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단속활동은 코로나 이전보다 절반 이상 크게 줄었는데, 코로나 감염 위험이 이윱니다.

코로나 유행 이후 많은 것이 변화했지만 불법체류자에 대한 관리 체계는 여전히 소극적이기만 합니다.

<문수희 기자>
"불법체류자들은 점점더 음지를 찾아 숨어들고 있습니다. 단속과 추방만이 더이상 능사는 아닌만큼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제도 정비가 시급합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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