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는 화산송이…오름 기능 상실 불가피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1.10.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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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TV가 집중 보도하고 있는 국토부의 한라산 레이더 시설 공사가 불법 허가 논란으로 잠정 중단됐습니다.

제주도는 위법성 여부를 따져보고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인데요.

저희 취재진은 법적 문제에 앞서서 오름 정상에서의 건설 공사가 과연 괜찮은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먼저 따져봤습니다.

변미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라산 고지대의 숨겨진 자연림, 삼형제큰오름.

국토교통부는 절대보전지역인 이 오름 정상부에 항공로 레이더 시설을 짓겠다며 나무를 자르고 흙을 파헤쳤습니다.

계획대로 5m까지 땅을 파내고 지하 1층, 지상 1층짜리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 주변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중장비에 의해 파헤쳐진 화산석, 송이층이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이곳에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 송이층이 무너져 지반이 약화되고 지하수 함양이라는 오름의 기능을 상실할 거라고 지적합니다.

<김홍구 / (사)제주오름보전연구소 대표>
"송이층은 일단 노출되고 무거운 것이 위에 올라가면 굉장히 약합니다. 사람의 발에도 밟혀서 가루가 되고요. 물을 흡수하고 저장하고 다시 위로 내보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어찌보면 곶자왈보다 중요한 물의 역할을 하는데, 건물이 들어서면 그 역할이 거의 멈춘다는 거죠."

또 나무를 베어내면서 침식현상이 가속화돼 결국 오름의 원형이 사라지게 될 거라고 경고합니다.

<김홍구 / (사)제주오름보전연구소 대표>
"나무를 베어내고 건물을 짓잖아요? 빗물 관리가 제대로 안 될 경우 그 빗물이 낮은 쪽으로 치고 들어갑니다. 흙이 쓸려내려가는 현상을 비롯해 심해지면 침식현상, 깎여 나가는 현상으로 발전해서 장기적으로 계곡이 형성되죠. 이것은 오름이 쪼개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화산으로서의 오름의 지질학적, 경관적 가치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강순석 / 제주지질연구소 소장>
"예전에 화산 활동했던 분화구이기 때문에 화산 지질학적인 요인이 굉장히 중요하죠. 중산간에 가장 중요한 게 오름이라는 경관이거든요. 확 트여있는 조망점으로서 경관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질적인 요인을 먼저 고려해야 돼요."

이 같은 훼손을 막기 위한 제도가 있지만 공사 부지가 오름인지도 모른 채 허가를 내줬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법적 검토에 들어간 제주도.

위법성 논란에 앞서 무엇보다 오름 보전에 대한 행정의 의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KCTV뉴스 변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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