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항쟁의 섬 제주…잊히는 기억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2.03.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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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기자>
"관덕정은 제주 항쟁의 중요한 역사적 장소이자, 4.3 발발의 도화선이 됐던 곳입니다. 이번 주 포커스에서는 이처럼 근현대사의 역사적 현장들이 제대로 기록되고 조명받고 관리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100여년 전 항일 운동의 중심지였던 조천읍.

당시 조천 만세 운동을 주도했던 김장환 선생의 생가입니다.

<박찬식 / 제주문화진흥재단 이사장>
" 개인 소유로는 돼 있는데 후손들이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조사도 안 돼있고."

아무도 찾지 않는 집은 형태만 남아 있을 뿐 폐가나 다름 없습니다.

<김용원 기자>
"집 나무 기둥은 모두 무너졌고 구조물들도 모두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4.3 유적지들도 찾아가 봤습니다.

군경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으로 주민 50여 명이 살던 부락이 전소된 조천 종남 밭 잃어버린 마을.

유적지 안내판은 덤불 속에 파묻혔습니다.

<한상봉 / 한라산 인문학 연구가>
"나무가 자라서 계속 지금까지 관리를 안한 상태니까 이렇게 잡목이 자라버리니까 다 베어내야죠."

역사 고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상봉 / 한라산 인문학 연구가>
"4·3 하고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이거요?) 4·3 때 없어진 집터를 복원해서 집을 짓고 사는데 차이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다 48년에서 54년 안에 묶여 있는 그런 설명을 하는 거예요. 해설사 조차도. 이런 건 지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군인과 경찰의 주둔지였고 무장대의 습격 장소, 그리고 이로 인해 무고한 양민이 집단 학살된 옛 조천 지서입니다.

4.3 비석에는 무장 폭도에 의한 경찰 피해 사례만 기록돼 있습니다.

<김경훈 / 시인>
"글을 새기는 건 아주 신중해야 하고 내용 자체도 아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내용이 담겨야 하는데 너무 일방적인 내용만 담기고 그러면 이걸 보는 사람들은 이 내용만 믿을 거 아닙니까?"

<양성주 / 제주다크투어 대표>
"어디까지나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발간한 진상조사보고서가 있잖아요. 보고서를 기준으로 작성하는 게 제일 무난하지 않을까..."

1947년 31절 거리 집회가 있었고 4.3 당시 제주 경찰서가 있던 관덕정과 목관아.

하지만 조선시대 군사 훈련소로만 기억될 뿐 근현대 발자취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120여년 전 관노 출신 이재수 난의 민중 항쟁의 장소로, 또는 순례의 공간으로 기억하는 이도 많지 않습니다.

<최옥순 / 관광객>
"순교 터라는 내용이 없어서 긴가 민가 해서 여기도 돌고 저기도 돌고 한 거예요. 여기가 아닌가 하고.."

<이종철 / 관광객>
"성지로 올려져 있고 그래서 좀 더 그에 맞는 설명이나 안내를 어디 한곳에라도 붙여놔 주셨으면..."

향토 유산이나 등록 문화재로 지정하면 전담 기관을 통한 체계적인 정비나 관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유 재산이라는 이유로 문화재 지정은 더디고 그 사이 많은 유적지는 손이 바뀌고 개발되면서 사라지거나 잊혀지고 있습니다.

<박찬식 / 제주문화진흥재단 이사장>
"등록문화재는 매입할 필요 없이 소유권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어떤 재산권을 행사하는데 큰 제약이 없어요. 등록문화재가 지정문화재와는 다른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주도의 근현대 대표 유적들에 대해서 시도 등록문화재로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남아 있는 항쟁의 흔적들도 축소되거나 왜곡된 역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
"4.3 예비검속 희생자들을 기리는 백조일손 묘역입니다. 사건의 발단부터 진상 규명, 명예회복 과정이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조명하고 정확히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 더이상 미루거나 소홀해선 안될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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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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