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몰래 버린 폐기물…제주 곳곳 '몸살'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2.04.2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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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제주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깨끗한 자연 환경입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중산간 곳곳이 누군가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직접 현장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오전 시간, 서귀포시 1100도로 일대.

공공 근로자들이 집게를 든 채 쓰레기 수거 작업에 한창입니다.

도로변은 물론 수풀 속까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공공 근로자>
"한 7 ~ 8봉지 나왔을 것 같네. (언제부터 하셨는데 그만큼 나왔어요?) 8시부터. (8시부터요? 지금 한 2시간 밖에 안 됐네요?) 아이, 한 트럭 나올 때도 있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공공 근로자>
"뭐 도시락도 있고 별게 다 있어 없는 게 없어 뭐라고 딱 (정해서) 칭할 수가 없어요. 근거를 잡으려고 거기(쓰레기 더미)를 막 쑤시고 했는데도 근거 없이. 아주 전문가들이야 버리는 사람들이."

중산간 도로 일대를 직접 둘러봤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는 동안 곳곳에서 쓰레기 더미가 발견됩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누군가 몰래 버리고 간 겁니다.

<김경임 기자>
"차를 타고 오는 길가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각종 가전제품들이 버려져 있고 이 쪽으로 보시면 생활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숲길을 따라 도착한 고근산 일대.(서호동)

풀밭에 쌓여 있는 마대 자루가 눈에 띕니다.

자루를 열자 스티로폼과 타일 등 각종 건축 자재가 부서져 나옵니다.

한 쪽에는 페인트통이 나뒹굴고 주위로는 불을 피웠던 흔적들이 눈에 띕니다.

<김경임 기자>
"지난달 이 곳에 버려져 있던 쓰레기에 담뱃불이 옮겨 붙으면서 실제 화재로 이어졌는데요. 주변 나무에는 아직도 불이 났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제주의 오름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포장된 도로를 벗어나 5분 정도 들어가자 공사 과정에서 떼어낸 듯한 문짝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유리창도 깨져 있어 위험해보입니다.

이 곳에서 버려진 문짝이 발견된 건 2주 전.

근처를 지나던 주민이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양영자 / 주민>
"굉장히 언짢죠. 우리 동네 분들은 쓰레기를 하나라도 더 주우려고 하는데 이렇게 버리면. 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야산에."

인적이 드문 또다른 산 속.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무성히 자란 수풀 사이로 덩그러니 쓰레기가 버려져 있습니다.

가전 제품부터 매트리스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언제 버려진 건지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폐기물을 몰래 버릴 경우 발견하는 것 조차 어렵다는 겁니다.

<홍용기 / 구좌읍 송당리장>
"(쓰레기를) 숨겨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와서 어떤 수풀 속이라든가 이런 부근에 와서 쓰레기를 숨겨버려요 아예 숨겨버리면 이거는 다른 사람 눈에 안 띄면 수백 년 가는 겁니다 그냥. 나중에 몇 십 년 지나고 나면 어떻게 수거도 못할 정도로…."

산간 지역 뿐만이 아닙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무단 투기의 표적이 됩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한적한 도로 옆 임야에 각종 폐기물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소파부터 침대, 폐타이어까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불법 투기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은 무용지물입니다.

근처의 농로 진입로 양 옆에는 마대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수십 개의 마대 자루에는 건축 폐기물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현장을 확인하고 해당 읍에서는 무단 투기자를 찾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CCTV가 없고 폐기물의 양이 정확히 측정되지 않아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년 제주에서 처리되고 있는 방치 폐기물은 약 1천여 톤.

발견되지 않은 경우까지 합한다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부의 비양심으로 무단 투기된 폐기물과의 숨바꼭질이 매일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김경임 기자>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몰래 버린 폐기물에 제주 자연이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기자사진
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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