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빚어진 지역 의료 대란 사태가 일주일이 넘고 있습니다.
중증 응급환자 치료 중심으로 의료 인력과 업무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과중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경우 병동을 임시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전공의 70%가 집단 사직하면서 제주대병원은 응급 중증 환자 대응 중심으로 의료 업무를 재배치했습니다.
전공의 대신 전문의가 응급실 당직에 투입되는 등 남아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은 더 늘었습니다.
특히 당일 야간 근무와 다음 날 진료 업무가 반복되면서 피로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
"당직을 서고 다시 진료를 봐야 하고 수술에 들어가야 하는 이런 상황들이 계속 반복되면 결국에는 교수들도 견딜 수가 없는 거죠. 감당이 안되는 거죠. 실질적으로."
간호사들도 전공의 공백에 따라 일부 의사 업무까지 떠 맡게 되면서 의료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
"간호사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기술직에도 이제 전공의 업무가 넘어오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불안감, 어쨌거나 불법적인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병원에서 시켰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실제로 업무도 많이 이관되다 보니까 이전보다 많이 힘들어하죠."
이를 감안해 수술실 운영을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병상 가동률도 낮추고 있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진료 대기 환자>
"이거 뭐라. 토요일도 안되고 오늘 오후에는 의사가 근무를 안 해. 오전만 하고 끝난다고 하네. 나 눈이 안 보여서 서울 세브란스 가야 하는데 누구한테 맞아 가지고.."
지금까진 의료진 재배치, 입원환자 최소화, 수술실 축소 등으로 병원 운영을 조정했지만 이미 업무 과부하로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진 의료진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게 현장 분위기입니다.
<병원 관계자>
"수술 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술 후에 환자를 케어해야 하는데 그걸 전공의가 많은 부분을 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없어져 버리니까 입원하고 수술을 하더라도 사후관리가 안되면 의미가 없어서 많이 좀 줄였고 지금도 계속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용원 기자>
"병원측은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일부 병상 운영을 임시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병원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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