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안 침식 가속화는 정부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미 심각 단계에 접어들어 회복이 어려운 연안이 상당수고
매년 상태가 악화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책은 제자리입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모래가 유실돼 바다로 흘러가고
바다에서 퍼낸 모래가 또 다시 유실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황우치 해안.
지난 2021년 해양수산부 실태조사에서
연안 침식 4단계 중 가장 심각한 D 등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바닷 속 유실 방지 방파제 설치와 호안 시설 보강에도 불구하고
이미 훼손된 해안 지형은 복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성호경 / 제주도 어촌계연합회장>
"그대로 있는데 자연재해나 태풍에 의해서 유실된 거라면 모르지만 항만 공사로 인해서 조류가 바뀌면서 발생한 건데
이미 모래가 다 빠져나가 버리니까 이젠 유실될 모래도 없잖아요. "
제주 연안의 60% 이상이 '심각' 또는 '우려' 등급으로
전국에서도 침식 상태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해수부 연안 침식조사 결과 제주 지역 연안 11곳 중 4곳은 심각 단계인 D 등급,
3곳은 우려 단계인 C 등급을 받았습니다.
반면 양호를 뜻하는 A 등급은 표선 연안 딱 한 곳 뿐이었습니다.
특히 월정과 함덕 연안은 '우려'에서 '심각' 단계로 상태가 악화되는 등
1년 만에 연안 4곳이 침식 가속화 현상을 보였습니다.
모래 저장고로서 연안 침식을 막는 기능을 하는
자연 방파제인 제주지역 해안 사구 면적도
불과 한 세대 만에 약 40%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피해 예방 조치가 이뤄진 연안은
두 곳 정도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수백억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수남/제주자연의벗 사무처장>
"이제 해안사구가 개발되는 바람에 모래 빠진 곳에 해안사구가
채워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래 침식이 계속되고 있고 채워주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안사구 복원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죠. "
해수면이 상승하고 파도는 강해지면서 해변 모래 유실과 연안 침식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관련 예방 대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용민 박병준, 그래픽 송상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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