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어업지도선 선장으로 근무하다 서각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일도 이군성 작가의 고희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30여 년 동안 작가가 나무에 글자나 그림을 새긴 다양한 서각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옛날 문짝에 정성스레 새겨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자연 소재인 나무를 창칼로 한 땀 한 땀 깍아내 만든 서각 작품입니다.
먹으로 표현된 수묵화인 기존 세한도를 본뜬 뒤, 은은한 색을 입혀 새롭게 표현했습니다.
짙은 고동색 배경에 거침없이 뻗어있는 대나무.
사군자 가운데 하나인 대나무를 표현한 작품으로,
곧게 뻗은 줄기에서는 꺾이지 않는 절개와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20년 동안 제주도 어업지도선 선장으로 근무하다 이제는 서각 작품의 길을 걷고 있는 일도 이군성 작가의 고희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우연히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서각은 바다에서 일하며 지쳤던 마음의 쉼터가 돼 주었습니다.
[이군성 / 서각 작가]
"20년간 제가 (삼다호) 선장을 했는데요. 그 배가 지금 어업지도선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불법 어업 단속을 주로 하는데, 그 직무상 좀 경직된 직무이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정서적으로 좀 피폐해지고 그래서 (서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취미로 서각을 접한 이후 30여 년 동안 작업해 온 다양한 서각 작품 60여 점을 선보입니다.
옛날 문짝이나 농기구 등 나무 소품에 새겨진 글귀와 그림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끕니다.
특히, 처음 창칼을 잡은 초기 작품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능숙해지는 서각 기법을 따라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묘미입니다.
[이군성 / 서각 작가]
"(정식으로) 타법을 배우면서 했던 거를 순서대로 쭉 나열을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오셔서 보더라도 '아 이거는 각이 여기서부터 이렇게 변하는구나' 그런 차이를 쭉 볼 수도 있고."
바다에서 배를 몰던 선장에서 예술인으로 변신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일도 이군성 작가의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이어집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철, 박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