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방콕 노선은 지난 13일 첫 운항을 시작으로 주 2회(월·금요일), 제주~마카오 노선은 지난 15일부터 주 2회(목·일요일)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 제주항공 '제주-태국' 노선 모두 예약 마감?…"간접판매 방식"
제주항공 예약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제주항공 홈페이지 예약시스템에 '제주~방콕' 노선은 국제선 운항 허가 기간동안 모든 티켓예매가 이미 '마감'됐습니다.
제주항공 측은 해당 노선 전 좌석을 '간접판매'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간접판매는 항공사가 직접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여행사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해당 항공권은 제주항공을 통해 구매할 수 없고 여행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항공권 판매를 늘릴 수 있고, 여행사는 항공권을 패키지 또는 호텔과 결합한 판매가 가능해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에서 간접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재취항한 '제주~태국' 노선의 경우 제주항공이 여행사에 항공권의 모든 좌석에 대한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전세기 수준으로 운영되는 상황입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자주는 아니지만 드물게 특정 노선이나 시즌에 이 같이 전 좌석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 항공권만 구입은 안돼…제주도민, 울며 겨자먹기
문제는 해당 여행사들이 항공권을 어떤 방식으로 판매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제주~방콕' 노선의 경우 소비자들은 항공권 자체만 구입할 수는 없고, 패키지와 에어텔(항공권·호텔 결합상품) 상품으로만 예약이 가능합니다.
해당 여행사들의 대리점 역할을 하는 제주지역 여행사들을 통해서도 확인해봤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항공권만 구입할 수는 없고, 에어텔 상품은 가능하다."
해외로 나가기 위해 국내 다른 지역을 거치는 이동 비용과 체류 비용을 감안해 다소 비싸더라도 제주발 해외 항공권을 이용하려는 도민들은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올 여름 태국 여행을 준비하던 한 도민은 "직항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들과 여행 계획을 세우려고 했는데 항공권 예약 자체를 할 수 없어 당황했다"며 "저렴하고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려고 했는데 패키지로만 갈 수 있는 상황이라 선택권마저 빼앗긴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 제주항공, 좌석 판매권은 없지만 탑승률 저조 대비 보조사업 신청
우려되는 부분은 더 있습니다.
제주도는 신규 취항 국제 노선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제주기점 국제노선 확충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항공편 탑승률이 85% 미만일 경우 해당 항공사에 항공기 1편 당 4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제주~태국' 노선의 모든 좌석 판매권을 넘긴 제주항공이 해당 노선에 대한 지원사업 계획서를 제출해 사업 대상 노선으로 선정됐습니다. 다만 함께 제출된 마카오 노선은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6개월 이상의 항공기 운항 실적과 관련 증빙자료가 제출되면 검토를 거쳐 보조금이 지불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