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독 기후변화를 체감했던 한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도 밤낮없는 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바다 수온도 크게 오르면서 바다 생태환경이 바뀌기도 했는데요.
유난히 짧은 장마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는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 현상이 나타나는 등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의 연속이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2025년 올해 제주는 유독 긴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6월부터 시작된 때이른 더위.
북태평양고기압이 일찍 확장하며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따뜻한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아열대성 된장잠자리 수천 마리가
일찍이 제주 바다에 나타나며
심상치 않은 한 해를 예고했습니다.
<엄성진 / 낚시어선 선장 (지난 6월)>
"바람이 없고 해무가 낄 때, 잠자리 떼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보통 여름에 많이 나타나는데 7월부터 9월까지 나방들이랑 많이 오는데
6월에 이렇게 빨리 오는 건 처음이네요."
올여름 장마는
평년보다 일주일 빨리 시작됐지만
보름 만에 끝나며 역대 두 번째로 짧았습니다.
6월에 장마가 끝나는 건 기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
이 기간 내린 강수량도
평년의 30% 수준에 그치면서 더위는 꺾이지 않았고,
올여름 평균 기온은 26.4도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가을에도 평균 기온이 20도를 웃돌며 늦더위는 이어졌습니다.
6월 첫 관측 이후
10월에도 열대야가 나타나며
가장 많은 열대야일수를 경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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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무더웠던 여름, 바다도 펄펄 끓었습니다.
7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고,
제주 연안에는 80일 넘게 고수온 특보가 발효됐습니다.
고수온 영향으로 바닷속 환경은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아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푸른 우산관해파리가 제주 해안 곳곳을 뒤덮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났고,
< 윤석현 /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지난 8월)>
"올해 7월부터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대만난류 세력이 강화되다 보니까 제주도 남쪽에서 아열대성 해파리의 유입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고수온에 여름철 제주 주요 어종인 갈치 어획량이 급감하고,
주로 25도 내외에서 자라는 소라도
비교적 수온이 낮은 동해로 서식처를 옮기는 등
바다 생물의 서식 환경과 생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양현성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열대·아열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수온이 오르면서 면역력이 저하되고 개체군 감소로 이어지면 소라 생산량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적합한 수온이 형성되는 동해의 경우 소라 개체군이 좀 더 확장되고 서식처가북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 제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태풍은 없었지만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시간당 70mm가 넘는 비가 내리는
극한호우 현상이 나타나는 등
좀처럼 예측하기 힘든 날씨가 이어지며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인터뷰 : 한미정 /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관>
"여름철 제주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약 4도 이상 높게 형성됐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남서쪽에서 난기가 유입되거나
이와 동시에 북쪽에서 상대적으로 무겁고 찬 공기가 누르면서 대기 불안정이 매우 강화돼 극한호우가 나타났습니다."
<클로징 : 김경임>
잦은 이상기후 현상은
생태계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 변화.
그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