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만에 찾은 유해, 온 가족이 함께 한 명절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6.02.17 14:23
설날인 오늘 모처럼
가족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실텐데요.
4.3 당시 행방불명됐던 아버지의 유해를
70여 년 만에 찾아
처음 명절을 맞은 4.3 유족들은
무엇보다 특별한 설날을 보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성스럽게 준비된 차례상.
향을 피우고 술잔을 올리며
경건한 마음으로 차례를 지냅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차례상이지만,
올해는 가족들에게 의미가 큽니다.
4.3 당시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유해를 찾은 이후 맞이하는
첫 명절이기 때문입니다.
1948년 11월,
한라산에서 피난 생활 도중
토벌대에 의해 연행된 이후
행적을 알 수 없었던 아버지.
얼굴 조차 본 적 없어
남아있는 건
사진 속 앳된 얼굴의 아버지 뿐이였지만,
송 씨의 두 아들이 채혈에 참여하면서
77년 만에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됐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린 순간인 만큼,
어느 때보다 정성을 다해봅니다.
<송승문 / 제주4·3희생자 유족>
"아버지에 대한 한시름을 놨죠. 시신을 확인했기 때문에. 시신이 없다면 아직도 허공에서 맴돌고 계실 아버지를 생각하면 혼자 눈물도 흘릴 수가 있는데.
이제는 그런 걸 다 훌훌 털고 편안하게 아버지를 그리면서."
그리움의 세월을 함께 해온 가족들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임성자 / 제주4·3희생자 유족 아내>
"4·3공원에 가서 유해 작업한 걸 보니까 좀 좋았어요. 아 여기서 우리 시아버지 시신을 찾았구나'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어머니 살아계실 때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찾아서 우리 남편 소원이 이뤄진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수십 년이 지나
비로소 온 가족이 모이게 된 설날.
손자 손녀까지
모처럼 모인 가족들과
세배를 하고 덕담을 주고 받으며
마음 속 사무쳤던 기나긴 그리움과 한을 풀어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