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제 첫 진상규명 2> "첫 진상보고서…증거 속속 드러나"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6.03.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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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이 시간 뉴스를 통해
4.3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던 연좌제 피해를
세자매의 사연을 통해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동안 연좌제는 피해자의 증언에만 의존해 왔었는데요.

4.3 추가진상조사를 통해
증언을 뒷받침할 증거들이 속속들이 드러났습니다.

KCTV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추가진상보고서 일부를 확보해
연좌제 피해의 실태를 보도합니다.

보도에 문수희 기자입니다.

1971년 3월 22일,
정부는 연좌제의 완전 폐지를 공식화했습니다.

본인 이외의 범죄에 대해서는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정책은 달랐습니다.


중앙정보부가 각급 기관에 내려보낸 ‘연좌제 폐지 기본 방침’

문서에는 연좌제가
헌법상 인권을 침해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폐지가 아닌 적용 대상을 축소한다고 명시됐습니다.

기존 최대 8촌까지였던 범위는
부모와 형제,
배우자, 자녀로 줄었지만
핵심 가족은 여전히 연좌제 대상이었습니다.


말뿐인 폐지, 연좌제는 형태만 바뀐 채 유지됐습니다.

<인터뷰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그 이후에도 계속 연좌제를 적용한 흔적이 보입니다. 80대말, 90년대까지 보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지 계속 남아있지 않았겠냐...국정원이나 경찰, 검찰에 데이터 파일로 완전히 삭제되지 않았다는 의심을 하게 되죠. 일종의 국민들은 통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적용이 된 것이라고 불 수 있을 것 같아요. ”

제주도교육청 지하 1층 문서고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까지 작성된 '신원특이자명부'

교사와 공무원 가운데
가족이 4.3과 연관된 이들을 별도로 분류해 관리한 기록입니다.

이처럼 교육청을 포함해
도내 공공기관 곳곳에 남아있던 기록들이
4.3 추가진상보고서에 담겼습니다.


KCTV가 확인한 추가진상보고서 초안에는
교육청 신원특이자 명단이 포함돼 있습니다.

1970년 무릉중학교에 임용된 한 교사는
부친이 4.3 당시 희생됐다는 이유로 관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해당 교사의 근무 기간에
출장은 물론
외출, 연가 등 개인 일정까지
세세하게 기록되고 관리됐습니다.

공직 사회 내부에서조차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일거수일투족이 기록되는
철저한 감시 속에 놓여 있었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부모나 형제 등
가족의 4.3 이력으로 인해
감시 대상으로 분류된 사례가 다수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신원은
가족 관계를 기준으로 분류됐고

그 정보는 기관 간 공유되며
지속적인 관리 대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중앙정보부에서 시작된 지침은
경찰과 교육청,
공공기관으로 확산됐고

수직적 감시 체계 속에서
연좌제는 하나의 국가 시스템으로 작동했습니다.

<김은희 4.3추가진상조사>
“(이번 조사는) 연좌제는 정말 국가시스템 하에 이루어졌다,라고 확인하는 절차였던 것 같습니다. 연좌제를 절대 폐지한다라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80년대, 90년대 까지 연좌제 흔적을 찾을 수 있더라고요. 연좌제라는 게 인권의 문제예요. 한 사람을 통제하고 배제하는 이런 시스템으로 작동하다 보니까 제주도 같은 경우는 4·3 사건에 연류된 많은 유족들이 그 피해의 당사자가 됐지 않나, 싶습니다."

연좌제는 사라진 제도가 아니라,
오랜 시간 기록 속에서 이어져 온 구조였습니다.

개인의 삶을 분류하고 감시했던 이 시스템은
결국 수 많은 사람들을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려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증거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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