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그동안 학교 내부에서 제대로 심의되지 못해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이
이 같은 사건의 사실 확인과 심의를
학교가 아닌
교육청에서 직접 맡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2년 전 제주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장 성희롱 사건은
교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당시 학교장은
여교사들에게 복장과 두발을 지적하거나
병가 사용을 자제하라 요구했고
성희롱 발언을 한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피해 교사들은
학교 내 성고충심의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위원회가 사실상 열리지 않거나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면서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해 교사들이
교육청에 직접 요구하면서
뒤늦게 도교육청 차원에서 성고충심의위원회가 열렸고
성희롱으로 인정된 뒤
징계위원회까지 개최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충심의위원회 운영이 제주도교육청으로 이관됩니다.
앞으로 학교는
초기 상담과 신고 접수,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등 현장 대응에 집중하고
도교육청은
사건의 사실 확인과
심의위원회 운영을 담당하게 됩니다.
[인터뷰 김희정 / 도교육청 정서회복과장 ]
"피해자 보호부터 사안 조사, 고충 심의까지 학교가 전담을 했는데 이 과정이 상당히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안입니다. 그런데도 전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애로 사항을 많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학교에 애로 사항을 없애주고 업무 부담도 줄여주면서."
새롭게 운영되는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2명은 교육청 내부 인사,
나머지 5명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채워져
심의 결과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인터뷰 현경윤 / 전교조 제주지부장 ]
"학교내 문제이다 보니까 선생님들 간에 그동안 관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문제가 있음에도 드러내놓고 뭔가 의논하고 처리하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그래서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교육청에서 이제 좀 더 객관적으로 사안 조사도 하고 판단해서 조치할 수 있으니까 학교가 갖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돼..."
이번 제도 변화가
학교 내부 심의가 유명무실했던 문제를 개선하고
피해자 보호와
사건 처리의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됩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