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3편] 기다리는 관광…아마쿠사의 30년 결단
김지우 기자  |  jibregas@kctvjeju.com
|  2026.10.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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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 선박들의 밀착 스토킹으로 신음하는 제주와 달리
바다 건너
일본 아마쿠사시의 돌고래 관광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3년 전 일본에서
가장 먼저 돌고래 관광을 시작했던 이들은
무리한 추격이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뼈아픈 반성 끝에
돌고래의 속도에 맞추는 기다리는 관광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아마쿠사 현지를 김지우, 박병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 구마모토현 아마쿠사 앞바다.

배를 타고 나간 지 불과 5분 만에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배들의 움직임이 제주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돌고래 무리 주변으로 접근하자
배는 시속 7km,
자전거 타는 속도로 현저히 느려집니다.

<스탠드업 : 김지우>
"돌고래가 가까워지자 제가 탄 관광선은 즉각 멈추고 거리를 유지합니다. 배는 돌고래를 쫓아가는 욕심을 버리고 인간과 돌고래의 공존의 선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요란한 엔진 소리 대신 파도 소리만 남은 바다.

돌고래를 무리하게 쫓아가지 않고 기다리며
선박들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관람을 이어갑니다.

억지로 다가가지 않으니
신기하게도
돌고래들이 경계심을 풀고
알아서 배 밑으로 다가와 평화롭게 호흡합니다.

<인터뷰 : 아마쿠사 돌고래 관광선 선장>
"이곳 돌고래들은 자연 그대로의 야생 돌고래입니다. 관광이 시작된 지 30년 정도 되었습니다만, 그 전부터 줄곧 이 바다에 살고 있었습니다. 배를 험하게 몰며 위협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돌고래들이 살기에 아주 편안한 바다입니다."

돌고래 무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조용히 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관광객들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큰 감동과 함께 공존의 의미를 느낍니다.

<인터뷰 : 마키 쿠미코 / 돌고래 관광선 탑승객>
"돌고래와 이렇게 공존하는 모습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마치 제가 돌고래와 함께 헤엄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정말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아마쿠사도 처음부터 평화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한때 이곳에선 어업에 방해가 된다며
돌고래를 포획하기도 했고,
33년 전 처음 관광을 시작할 땐
작은 어선으로 돌고래를 바짝 쫓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 시노하라 / 데이쿄과학대 교수 (고래류 전문가)>
"무리하게 접근하면 돌고래들은 이를 심각한 스트레스로 느껴 생태적인 타격을 받게 됩니다. 번식에 악영향을 주거나 스트레스로 먹이를 과도하게 먹기도 하고, 원래 있던 서식지를 아예 떠나버리는 등 행동학적인 변화까지 나타납니다."

변화의 중심에는 행정의 결단이 있었습니다.

아마쿠사시는 5년 전,
돌고래 관광 관리 업무를 '관광 부서'에서
생태를 고민하는 '시민환경 부서'로 전격 이관했습니다.

눈앞의 돈벌이보다
보전이 먼저라는 철학을 행정 조직의 변화로 증명했습니다.

<인터뷰 : 바바 쇼지 / 아마쿠사 시장>
이제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환경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돌고래도 계속 살 수 있고 어업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업과 관광, 양쪽 모두를 위해 '환경 보호'라는 같은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관광 사업자들도
자발적으로 '안전운항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뼈를 깎는 자율 규제에 나섰습니다.

나아가 같은 해역을 공유하는
다른 지역 사업자들과 연수를 진행하며
돌고래 관광의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노자키 타케시 / 돌고래 관광 사업자 (안전운항회 회장)>
"무리하게 돌고래를 쫓아가지 않아야 한다는 룰을 지키면, 신기하게도 돌고래들이 알아서 배로 다가옵니다. 손님들에게도 이런 가이드라인을 미리 설명해 드립니다. 가만히 멈춰 있으면 돌고래가 배 밑으로 잠수했다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다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본체'인 돌고래를 지키는 것은
결국 돌고래 관광의 수명을 늘리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됐습니다.

실제로 연간 최대 10만 명의 관광객이
돌고래 관광을 위해 이 조용한 어촌마을 아마쿠사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 시노하라 / 데이쿄과학대 교수 (고래류 전문가)>
"고래는 이른바 '바다의 펌프'라고 불립니다. 먼바다에서 연안으로 들어와 배설을 하는데, 이 분뇨가 풍부한 질소를 공급해 바다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장기적인 경제 효과를 생각하더라도 돌고래와 상생하며 공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짧은 시간의 쾌락을 위해 무리하게 쫓기보다는
철저하게 돌고래의 속도에 맞추는 기다림의 바다.

아마쿠사의 30년 결단이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그래픽 이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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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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