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인력난…'나 홀로 농사'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17.11.09 08:18

"아무래도 인력이 없으니까.."

"감귤 따 줄 사람이 있어야지.."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따보겠는데..."

"중간에 인부를 못 구해요."

"지금 매해마다 겪는 현상입니다."

"절박한 심정이 있습니다. 제주도가.. 큰일 났어요.
앞으로 농사를 어떻게 해야할지.."

<오프닝:김용원기자>
“올해산 노지감귤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나무마다 노랗게 익은 감귤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지만,
문제는 감귤을 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농촌지역 일손 부족이 얼마나 심각하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오태정 할아버지.

올해도 함께 작업할 인부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오태정/토평동>
“우리는 우리 식구로 하자고 마음먹고 있어요. 날씨만 좋으면..”


생업을 뒤로하고 수확철 자식들이 나서
일손을 보태고 있습니다.

<인터뷰:오현철/토평동>
“자영업하는 사람인데 일손 도우러 집에 부모님 도우러 왔습니다.”

주변 감귤 농가도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인터뷰:김평수/감귤농가>
“인건비가 문제가 아니고 사람이 없어서 사람이 있어야 따지 사람이 없어서 1년 전부터 이야기 한 거예요“

인력사무소 인부는 일당이 배 이상 비싸고
하루 단위 계약이라 부담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일당 7,8만원을 주면서
다른 지역에서 인부를 데려오기도 하지만
감귤 작업이 서툴러 애꿎은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인터뷰:이정연>
“꼭지를 이렇게 잘라야 해요 안자르면 밀감끼리 부딪혀서 찔려서 상하게 돼요. (잘 모르시는 분들은 어떻게 해요?) 육지에서 오신 분들은 그냥 꼭지를 많이 남겨놔요. 그럼 제가 비우다가 다 짤라줘요“






<인터뷰:오창흥 감귤농가>
“외지인들이 왔을 때 제품이 손상되면 타격이 크니까..”

요즘같은 수확철에는
품앗이 마을 이웃이나 숙련된 인부들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감귤 인부>
“지금은 사람빌리기 힘들어요. 농번기철이니까..
콩도 수확하고 감도 수확하고 일이 제일 많을 때예요“

<감귤 인부>
“시간이 없어서 못 따주고 있어요. 다 아는데서 따 달라고 해도
못따고 있어요.“


이렇다보니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상인들에게
밭을 통째로 넘기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강경률/감귤농가>
“사람이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따보겠는데 사람들이 아예 없으니 엄두도 못내요. 방법이 없죠. 밭떼기로 팔아버리는 수밖에..“



<이상도/감귤농가>
“수확을 하고 저울 달아줄 인력이 없으니까 아예 상인들에 넘기는 거죠.”

현장에서도 밭떼기 상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김봉석/감귤상인>
“내일부터 따거든요. 거래가 돼서 따주기로 했습니다.”

선과장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릿지:김용원기자>
“일손이 없다보니 하루 처리물량의 70% 정도만 소화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상품 감귤을 고르고 포장 업무까지 등 할 일이 산더미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보니 불가피하게 선과장 운영을 중단한 곳도 있습니다.

<현혁준/선과장 운영>
“자꾸 일을 벌릴려고 해도 안 키우는 거죠. 인력난 때문에..”

급한대로 외국인 노동자의 손을 빌리는 농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브릿지:김용원기자>
“외국인들을 고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유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감귤농가>
“외국인들 없으면 안되잖아요. 어느 농장이든 마찬가지죠.
선과장만이 아니고.. 방법이 없어요.“

감귤 수확 중인 중국인 근로자들.

취재진이 다가가자 몸을 피합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려면
사전에 농가가 신청하고
근로자는 비자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농번기철에는 비정상적인 고용관계가 빈번합니다.

<감귤농가>
“아이고. 인부 못구해서 문제죠. 어지간하면 중국 사람들 비자 받아서
3개월 관광비자, 취업비자 그런걸로 대부분 쓰니까..“

외국인 고용을 양성화화고 농촌 인력 부족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 지원책이 올해부터 처음 도입됐습니다.

<인터뷰:양행석/제주시청 농작물유통담당>
“C4라는 90일짜리 단기 비자를 궁여지책으로 하자고
해서 (법무부에서) 제도를 만든 거라서.."

감귤나무 잔 가지 치기에 여념이 없는 베트남 인부도
이를 통해 취업했습니다.

<한국와서 돈도 벌고 한국생활 문화도 경험하게 돼서 기분이 좋습니다. >



도입 취지는 좋지만 참여농가는 많지 않습니다.

도심지보다 생활환경이 열악한 농촌지역이 상대적으로
근로자를 배정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주시내 농가에서 외국인근로자 80여 명을 요청했지만,
실제 배정된 인력은 30% 수준인 24명에 그쳤고,
서귀포시는 비자 문제로 한명도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씽크:김영애/감귤 농가>
“저희들이 지금부터 내년 5월까지 한창 바쁠시기인데
1월까지만 하고 가버리면 저희가 또 인력난에 헤매게될 것 같아서..“

제주는
한해 부족한 농촌 인력이
4만여 명으로 전남과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감귤을 비롯해 무와 당근 양배추 등
월동 채소 출하도 시작되는데
농번기철 극심한 인력 수급불균형은
출하지연이나 품질 저하 같은
2차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제주도와 농협에서
숙박비와 항공비까지 지원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추진됐던 다른 지자체와의
인력 교류 사업이 대부분 60 70대 어르신이고 단기 근로자여서
큰 성과가 없던 점을 감안하면 농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숩니다.

<클로징:김용원기자>
“어르신들은 해가 갈수록 농사 짓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행정에서는 다양한 인력 지원 대책을 마련해도 정작 필요한 인력을 제때 확보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음달까지 수확철이 이어지는 데 농가마다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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