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축산 악취 여전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18.08.09 00:01
영상닫기

지난해 도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축산분뇨 무단배출 사건 이후
양돈농가들은 축사 환경을 개선하고 악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제주도정도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선포했었는데요.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악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문제를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짚어봤습니다.
----------------------------------------

사방이 온통 양돈장으로 둘러싸인 한림읍 금악리.

인구수는 1천 500명. 돼지는 15만마리로

사람보다 돼지가 100배나 더 많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주민들은 아침 저녁으로 악취에 시달리며 살아갑니다.

단속이 강화되고 난 후, 냄새나는 빈도수가 조금 줄었다고는 하지만
크게 달라진건 없습니다.


<인터뷰 : 한림읍 금악리 주민>
새벽 2~3시쯤에 냄새가 올라온다. 비 오는 날이면 냄새가 더 심하다.

<인터뷰 : 한림읍 금악리 주민>
우린 아침에 문 다 닫아요. 냄새 날 때, 아침에도 저녁에도 좀 나고….

<인터뷰 : 한림읍 금악리 주민>
예전처럼 막 심하게 날 때도 있고, 은근히 날 때도 있고….


<브릿지 : 김수연>
"양돈농장이 밀집해 있는 또다른 지역인 대정읍에도 찾아왔습니다.

이곳의 악취는 어느정돈지 직접 둘러보겠습니다."

도로 양옆으로 빽빽이 늘어선 돈사.

창문은 하나같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뜨거운 열기까지 더해져 참을 수 없는 악취가 올라옵니다.

<인터뷰 : 대정읍 일과리 주민>
"여기는 다 양돈장. (매일 냄새가 이렇게 나는 거예요?) 매일 나지. 손자들 오면 냄새난다고
이렇게 코부터 막아.


그렇다면 양돈장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악취는 과연 어느정도 수준일까?

간이 기계를 통해 양돈단지 옆을 지나며 수치를 측정해봤습니다.

복합악취 그래프가 점점 올라가더니 2배수를 훌쩍 넘어섭니다.

같은 기계를 클린하우스로 가져갔습니다.

쓰레기통 안에 호스를 갖다대자 역시 비슷한 수치가 나옵니다.

살짝만 맡아도 역한 냄새가 느껴지는 상황이지만,
법적으로는 복합악취가 15배수를 넘어야 처벌이 가능합니다.

<인터뷰 : 단속 공무원>
많이 났다고 느껴지는데도 해안동 같은 경우도 저희가 가보면 (복합악취가) 2.5 정도밖에 안 나왔거든요.
저희가 갔을 때는….
---------수퍼체인지----------------
처벌 기준은 이 기계가 아니고 포집을 해서 사람이 맡는 공기희석관능법으로 하다 보니까
기계가 느끼는 거랑 사람이 느끼는 거랑 좀 다르긴 하거든요.

올들어 제주시에 접수된 악취 민원은 580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정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악취로 인해 처벌을 받은 농가는 없습니다.

수치가 처벌기준만큼 오르지도 않을뿐더러
냄새가 나는 농가를 정확히 가려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단속 공무원>
값이 안 나오는 이상 실제로 처벌은 어렵죠. 그래서 저희도 건의를 많이 해서 악취관리지역은 10배수로 낮추긴 했지만….



주민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악취저감시설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고승범/한림읍 상명리장>
"올해는 열심히 하는 데가 있고 열심히 안 하는 데가 있고 그러면 결국 똑같다는 거죠. 그렇게 변하게 되는 거죠.

-------수퍼체인지-------------------
저감시설을 100% 의무화하면 제주도 전체가 100% 달라지지 않겠나…."




<브릿지>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한 애월읍의 한 양돈장에 찾아왔습니다.
냄새가 아예 안난다고 할수는 없지만,
다른곳 보다는 확실히 냄새가 덜 나는데요.
관계자와 함께 시설을 둘러보겠습니다.

지붕위에 설치된 환기팬이 냄새를 빨아들이고
탈취제를 거친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돈사 내부에 분뇨가 쌓이지 않도록
당일날 바로 공공처리시설로 보내고
악취 저감을 위해 사육두수도 크게 줄였습니다.

주변 냄새를 측정해보니 복합악취 수치는 1.2배수 정돕니다.

<인터뷰 : 강희만/00농장 과장>
냄새는 아예 안 날수는 없지만 저희도 노력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 동네 민원인들한테 굉장히 죄송하지만 양해를 좀 구하겠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시설을 설치한 곳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해 도내 양돈장 59곳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지금까지 악취저감시설을 마련한 곳은 한군데도 없습니다.

이들은 다음달까지 악취 저감 계획서를 제출하고
1년 내에 계획한 내용들을 실천해야 합니다.

하지만, 악취관리지역 지정에 문제가 있다며
행정을 상대로 소송까지 내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여기에 행정의 단속까지 한계를 보이고 있어
주민들은 자포자기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 이경철/한림읍 금악리장>
측정을 하려면 시내에서 오는 게 아니고 이 근처에 일주일이면 일주일 살면서 해봤으면 좋겠어요.
저희들 바람이…."

<클로징>
악취관리지역 지정과 함께
행정이 예고했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올해는 정말 달라지는 게 있을거라 믿었던
주민들의 배신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기자사진
김수연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