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의미 없는 '테마거리 10년'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18.10.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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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지역 경제를 살리고 문화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테마거리.

하지만, 아무 의미없이 만들어지거나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치되면서
제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테마거리가 조성되기 시작한지 10년,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짚어봤습니다."

제주시 도두동 추억애 거립니다.

벽에 붙어 있던 조각들이 모두 뜯기고 파손돼 있습니다.

철골조형물들도 심하게 부식돼 위태롭습니다.

<인터뷰 : 손주현/경남 고성군>
"지붕도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많이 녹슬어서 다른 거랑 너무 차이 나게 관리가 안된 것 같아서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 : 유재영/서울특별시 성북구>
"관리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자연인데 좀 안타까워요."


<브릿지 >
이곳은 관광객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쉼터입니다.

하지만 의자가 모두 녹슬고 부서져 있습니다.

사실상 테마거리로서 제기능을 상실한지 오랩니다. "

관리가 힘들어지자 제주시는 지난 2013년 테마거리 지정을 해제했습니다.

<브릿지>
"이곳은 행정이 4억 원을 들어 웰빙을 테마로 거리를 만들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정을 해제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곳에 대형 벽화들이 걸려 있는
또 다른 테마거리가 들어섰습니다.

이곳 역시 관리는 허술합니다."

군데군데 보도블럭이 빠져있고 벤치는 부서져 있습니다.

곳곳에 돌기둥이 나뒹굴고
테마벽화도 색이 벗겨져 작품가치를 잃어버렸습니다.


<인터뷰 : 오서준/남녕고등학교 3학년>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 동네 살고 있는데 (이게) 왜 생겼는지도 모르겠고요."

--------수퍼체인지-------------
<인터뷰 : 김양희/제주시 이도동>
"차라리 안 생겼을 때가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고 다른 어르신들도 이게 정말 낭비라고 잘못됐다고 지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테마거리로 지정한 대부분의 거리가 관리가 안돼
방치되거나 사라져버렸습니다.

<브릿지>
이곳 칠성로를 중심으로 영화의 거리와 빛의 거리 등
다양한 테마거리들이 조성돼 있었는데요.

거리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지역 상인들의 공감도 얻지 못하면서
만든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철거됐습니다. "

테마거리가 있었던 자리 모두
지금은 썰렁한 기운만 감돕니다.
---------taga-------------------


혈세낭비 20억, 신화의거리 (철거)

빛을 잃어버린 빛의거리 (철거)

문화 없는 관덕로 문화의거리 (철거)

이렇게 만들어 놓고 철거해버린 테마거리만 모두 8개.
투입된 예산만 50억 원이 넘습니다.

각 거리마다
관리주체가 제각각이고
관련 조례가 있어도 대부분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젭니다.

현재 관련 조례에 따라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테마거리는 단 두 곳

나머지 20여곳은 만들어지고 난 후 제대로 활용도 안되고 있습니다.

<브릿지>
"하지만, 예산 낭비 논란이 수차례 일었음에도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마을마다 경쟁하듯 거리를 조성하고 있고
거리가 생겨나는 곳에는 어김없이 조형물들이 우후죽순 설치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조형물들이 점점 대형화되고 있고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삼성신화를 모티브로 한 문화의 거리.

입구에 제대로 쳐다보기도 어려울만큼 커다란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거리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바로 옆 벽화에서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인터뷰 :이윤창/제주시 이도동 >
"글쎄요. 이 조형물만 봤을 때는 잘 알지는 못하겠어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제주시 일도동 고마로에는 해마다 대형 말동상이 하나씩 늘어가고
다른 읍면 지역에도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솔동산 입구의 조형물은 설치하자마자 논란이 일었습니다.

마을 이야기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공감도 얻지 못했고
지역민원도 여러차례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 오정화/인근 상인>
"바로 건물을 향해 쏘는 형상이 됐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건물주가 자기네 집을 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시청에 항의해서 저걸 다시 바꿨다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인터뷰 : 이경용/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차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장점도 있지만 그게 결과적으로는 관리도 안 되고 예산도 더 투입될 수도 없고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서귀포시 대표 테마거리인 이중섭거리 역시 엉망입니다.

아기자기했던 예전 모습을 잃었고
여기저기 돌덩이가 뒹굴어 시민들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진아/경기도 성남시>
"보기에 좋을 순 있지만 여기를 다니는 어린 아이들이나 유모차나 관광객들에게는 다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



전문가들은
경쟁하듯 생겨나는 대형조형물들이 도시미관을 헤치고
제주다움을 잃게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 양건/건축학 박사>
"(더 만들고) 개선하려는 생각보다는 이미 있는 것들 추한 것들을 소거하는 거죠. 자꾸 덜어내고 없애서 경관을 다시 되살리는 방법으로 경관이 치유가 될 수 있는데
-수퍼체인지--------
그런 방식의 전략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행자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거리.

지금처럼 일부 지역주민들의 요구로 만들어지거나
적절한 심의와 절차도 없이 중구난방 만들어져선 안됩니다.

<인터뷰 : 김태일/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오히려 지역주민들로부터 배제가 되고 유지 관리가 안 되고 동시에 잘못하면 거리의 시각공해를 일으키는 그런 사업으로 전락되고 있지 않은가 우려스러운 거죠."

<클로징 >
"지역의 가치를 재생산해내겠다며 야심차게 만들어 놓은 명품테마거리.

취재결과 대부분의 거리가 명품이라고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의미없이 조성해놓고 혈세를 들여 보수와 철거를 반복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입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기자사진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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